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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사의 신콜렉터]“꽉 막혀 있네 증말~” 남성 중심 방송계를 깨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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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영미, 의 셀럽파이브, 그리고 박나래의

경향신문

<라디오 스타>의 고정을 꿰찬 안영미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에 적절한 코멘트를 던지며 스튜디오의 공기를 바꾸고 있다. 그룹 셀럽파이브,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내놓은 박나래도 기존 방송계에 균열을 내며 새로운 판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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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첫 여성 진행자 안영미

꼰대 중년 ‘맨스플레인’ 후려치고

스스로 판 벌이고 키운 셀럽파이브

외모 비하 시도 시원하게 받아치고

스탠드업 코미디쇼 선보이는 박나래

금기시된 여성의 성·욕망 분출해

더 세고 섬세해질 이들의 에너지가

열어젖힐 새 판은 어떤 모습일까


“저는 매주 김구라라는 큰 산을 넘고 있습니다. 잔소리 피하랴, 인천 토크 막으랴. 저는 언제쯤 구 선배를 넘어 ‘야호’를 외칠 수 있을까요?”

지난달 23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 ‘산을 넘는 녀석들’ 특집에서 개그우먼 안영미는 말했다.

안영미가 고정 진행자가 된 뒤 <라디오 스타>의 공기는 미묘하게 달라졌다. <라디오 스타> 12년 역사 중 진행자 자리에 여성이 들어온 것은 안영미가 처음이다.

안영미가 12년을 독주한 남성 진행자들 사이에 자리할 새 ‘엠시’로서 가능성을 보인 것은 지난 5월1일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였다. 새로 맡게 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DJ로서 최욱과 함께 출연한 그녀는 김구라의 ‘지적질’에 특유의 반항기로 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성을 인식한 듯 제작진은 5월29일 그녀를 스페셜 엠시로 발탁했고 안영미는 ‘영미에게 한국은 너무 좁다’는 콘셉트로 스튜디오를 종횡무진했다. 이후 보조 엠시로 몇 차례 더 출연하더니 6월26일 고정을 꿰찼고, 얼마 전부터는 윤종신이 빠진 두 번째 자리에 올라앉았다.

‘22세기형 예능인’ ‘비방용’ ‘저세상’ 코미디와 ‘섹드립’의 아이콘이었던 그녀의 캐릭터에는 이제 ‘김구라 잡는 안영미’가 추가되었다. 그것은 꽤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간 그녀가 여성으로서 선보여온 막 나가는 ‘19금’ 캐릭터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은 언제나 상대 남성들이었다.

■ 선을 넘는 여자들

그녀는 이제 꼰대 중년 남성인 김구라의 ‘맨스플레인’을 그간 쌓아온 캐릭터의 힘으로 유쾌하게 후려친다. 외모를 평가하는 말에는 “관상가 납셨네”라며 빈정대고, 지식 자랑에는 “평론가 납셨네”, 어휘 지적에는 “아나운서 납셨네”라고 깐죽거린다. 그녀는 ‘일부러 각 세우지 마’와 같은 충고에 “아 왜 자꾸 조언을 하려고 그래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시원하게 말한다.

안영미가 가져온 <라디오 스타>의 변화는 비단 김구라와의 콤비 플레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안영미는 ‘젊은’ ‘여성’으로서 지금까지 <라디오 스타>의 바깥에 있던 일부 시청자들의 일종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그녀는 게스트의 시대착오적인 발언에 적절한 코멘트를 던진다.

예컨대 23일 방송에서 여성 출연자 한보름이 “저도 19금 섹스 토크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이봉원이 “여자들도 그런 거 좋아해?”라고 하자, 안영미는 고개를 저으며 “꽉 막혀 있네 증말~”이라고 받아친다. 그녀는 출연자들의 ‘아재 개그’에도 “어휴 지겨워 증말~” 하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그런 반응이 등판했다는 것만으로도 ‘꽉 막힌’ <라디오 스타>에는 조금 숨통이 트인다.

가장 신기한 점은, 여성 출연자들이 안영미가 맞은편에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안영미를 빌미로 과거 같으면 꺼내지 않았을 ‘19금 토크’에 대해, ‘가슴 춤’에 대해, ‘한국이 답답하다’는 것에 대해 서슴지 않고 말하곤 한다. 그들의 몸짓과 표정에서도 분명 조금쯤 자유로워진 공기가 느껴진다. ‘안영미가 있는 곳에선 안영미처럼 해도 된다’는 미세한 기운이 스튜디오를 감싸고, 그 기운이 사회적 통념에 억눌려 있던 여성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수없이 반복돼온 여성 출연자들의 ‘섹시 댄스’나 ‘애교 시전’을 지켜볼 때도 예전만큼 싸하지는 않다. 단지 저 여성의 뒤태를 지켜보는 남성 일색의 진행자들 사이에 여성인 안영미의 시선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쯤은 안도하게 된다.

더구나 안영미의 언행이 ‘오늘도 지상파와 외로운 싸움 중’ ‘한국은 너무 좁다’는 말을 계속해서 이끌어낼 때, 그것은 줄곧 ‘한국’의 ‘지상파’가 대체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안영미가 예기치 않게 넘고 있는 산은 한 남성 방송인만이 아니다. 그녀는 줄곧 남성 중심 예능과 코미디의 거대한 산을, 나아가 한국 사회의 공고하고 편협한 젠더 관념이라는 선을 넘고 있다.

사실 그녀는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위험해질 일이 별로 없다. 그녀의 ‘가슴 춤’이, ‘섹스 토크’가 방송에 나온다고 해서 누구에게 무슨 위험을 일으킨단 말인가? 그녀의 코미디는 ‘선을 넘는 녀석’을 콘셉트로 하는 몇몇 이성애자 남성 방송인이 쉽사리 유해해지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 그들이 ‘선을 넘는다’는 콘셉트하에 아무렇게나 던지는 각종 ‘드립’들은 쉽게 약자를 배제하고 여성을 대상화하며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폭력적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의 코미디가 그러한가? 그녀의 코미디가 위험하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남성 중심의 기존 방송계에 미치는 위험일 것이다. 그녀가 기존의 여성상을 깸으로써 남성 세계에 돌을 던지고, 그 균열이 커지면 언젠가 단단한 유리도 깨질 것이므로.

■ 개그우먼들이 온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생각보다 많은 여성 코미디언들이 틀 밖으로 나와, 아무도 만들어주지 않는 판을 스스로 만들고 넓히며 기존 방송계에 균열을 내고 있다. 개그우먼 김신영,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로 이뤄진 그룹 ‘셀럽파이브’의 활동도 그중 하나다.

이들이 지난달 19일 <아는 형님>에 출연한 장면은 선을 넘는 여성들이 기존의 남성 중심 방송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의 등장만으로 <아는 형님>의 탁한 공기는 사뭇 ‘클린’해져 있었다. 셀럽파이브는 결코 교탁 앞에 서서 자리에 앉은 남성들에게 평가받는 여성 아이돌의 역할에 순응할 생각이 없다. 남성 멤버들은 셀럽파이브를 두고 다른 여성 아이돌이 출연했을 때처럼 자신들 중 외모 순위를 매겨보라는 식의 농담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대신 쉴 새 없이 이들의 외모 깎아내리기로 웃기려는 시도를 한다. 셀럽파이브는 이들의 이런 시도를 시원하게 되돌려주며 제압한다.

특히 이 작은 개그우먼들이 과거 예능계의 거대한 산이었던 강호동을 여유롭게 찍어내리는 장면은 전복적 쾌감을 준다. 신봉선은 “아직도 이 콘셉트를 이해 못하겠다”는 강호동에게 “그냥 해!!”라고 윽박지르고, 김신영은 계속해서 고정관념 일변도의 멘트를 던지는 강호동에게 “강호동이! 내가 너 이름 한 번 불렀어. 세 번 부를 땐 난리날 줄 알아”라고 경고한다. 이런 장면들은 서로에게 반말하는 교실 콩트인 이 프로그램의 형식에 힘입어 더욱 일종의 풍자 콩트처럼 느껴진다. <아는 형님>의 멤버들은 나대는 여자들을 다소 뜨악하고 어색한 얼굴로 바라보고, 셀럽파이브는 끝까지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스튜디오를 박살낸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여성 코미디언이 갈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농염주의보>는 한국의 여성 코미디언으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다. 박나래는 주로 자신의 연애와 섹스 경험을 소재로 삼는다. 수위는 예고됐던 것보다 세지 않았지만, 한국의 여성 연예인이 1시간 동안 오로지 섹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혁명적인 경험이다. 쇼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수시로 엉덩이와 혀와 가슴을 과감히 흔들어 보이며, 여성에게 금기시된 성과 욕망을 자유롭게 분출한다. 물론 아쉬운 점이 많다. 박나래는 다른 많은 여성 코미디언들이 그렇듯 종종 기존의 젠더 관념을 답습한다. 그녀는 ‘썸남’을 넘어뜨리는 방법으로 결국 술 먹고 취한 척하면서 모텔로 끌고가도록 하라는 팁을 알려주거나, “(섹스를) 많이 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해석은 미뤄둔 채 결국 “남 눈치 보지 말고 시원하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삽시다”라는 결론으로 순진하게 끝을 맺는다.
 

경향신문

그러나 이름난 여성 연예인이 섹스와 자신의 몸을 주제로 홀로 무대에 서서 세상에 맞서는 모습을 보는 일은 그 자체로 눈물겹다. ‘프레임에 갇히지 말자’는 마지막 말은 결국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며 그 용기 자체로 쇼는 빛이 난다. “공연을 거듭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그녀는 무대와 이후의 반응을 경험하면서 더 강해졌을 것이다.

개그우먼들이 가진 에너지는 앞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더 강하고 섬세해질 것이다. 이제 그들이 더 멀리 선을 넘어 열어젖힐 완전히 새로운 판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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