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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문의 남자’ 양정철…대선 이어 총선도 큰 역할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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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출범 후 2년간 해외 유랑
여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총괄
이해찬 올 1월부터 영입 공들여
양정철 최근 “범여권 상황 안 좋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북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민주당은 양 전 비서관이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원장직을 맡아 당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임기 시작은 5월 중순부터다. [뉴스1]

여권에선 ‘文의 남자’이자 ‘비운의 남자’라 칭하는 존재. 여권 밖에선 ‘실세 중의 실세’라며 눈을 치켜뜨는 존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다. 역대 정부의 이른바 실세들은 대선이 끝난 뒤 논공행상에 바쁘기 마련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훌쩍 떠났던 양 전 비서관이 정치권으로 복귀한다. 그는 청와대나 내각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오는 쪽을 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양 전 비서관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원장을 맡아 달라’는 여권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지난주 초 이해찬 대표를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과정에서 여러 고민이 있었겠지만 원장직을 맡기로 한 만큼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연구원장 역할을 시작하는 것은 현 김민석 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중순부터다. 2017년 5월 대선 승리 직후 돌연 출국한 뒤 친척과 지인이 있는 미국·일본·뉴질랜드 등을 유랑하며 지낸 지 꼭 2년 만에 정치 일선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시점도 절묘해 내년 4월 21대 총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는 때와 맞물린다. 자연히 향후 그의 역할도 내년 총선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이해찬, 문 대통령에 영입 의사 전달=그를 당에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건 이해찬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중순쯤 양 전 비서관에게 민주연구원장을 맡아 달라고 권유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마지막 날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잘 아는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양정철이라는 이름이 지니는 특수성이 있다. 당연히 청와대와 교감을 마친 상태에서 양 전 비서관에게 그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선 캠프 시절 문재인 후보(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는 양정철 전 비서관. [사진 메디치미디어]

미국과 뉴질랜드 등을 돌던 양 전 비서관은 최근엔 게이오대 방문 교수로 일본에 체류해 왔다. 지난달 말 귀국해 2주가량 국내에 머물렀던 그는 청와대와 당의 핵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연구원장직을 최종 수락하기에 앞서 자신의 업무 범위와 당내 역할 등에 대해 이 대표를 포함한 주변 인사들과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도 면담하고 귀국 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양 전 비서관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총선 출마고, 또 하나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말에 청와대에 들어가 마무리를 돕는 것이고, 또 하나가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출마에 대해 스스로 적성이 아니라 여기고, 현재도 매우 부정적이다. 기존엔 임기 말 청와대 합류에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이 대표를 비롯한 여권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민주당 합류를 권하자 고민 끝에 세 번째 선택지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 대표와 양 전 비서관의 특수한 관계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은 2011년 문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손발을 맞추는 등 나이 차는 크지만 동류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를 정치 일선으로 돌아오게 한 또 하나의 변수가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이라고 한다. 양 전 비서관은 주변에 “내가 권유해 경남지사에 출마한 뒤 당선된 아끼는 후배가 법정구속됐다. 백의종군을 선언할 때의 예상과 달리 범여권의 상황이 안 좋은데도 밖에서 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상당히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여권 “큰 선거 이겨본 사람”=여권 고위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기획해 봤고 이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총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그 승리의 경험과 노하우가 당으로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임기 2년의 민주연구원장직은 당에 선거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으면서도 정치적 부담은 덜하기에 양 전 비서관을 설득하기 좋은 카드였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의 30%를 사용하고 있고, 선거가 있는 해엔 예산이 두 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양정철 체제의 민주연구원은 기존의 연구 기능을 넘어 총선 대비 전략기획의 중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양 전 비서관은 당의 전략수립은 물론 인재영입까지 폭넓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춘 그는 2011년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2016년부터는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조직, 이른바 ‘광흥창팀’을 이끌었고 문재인 후보 캠프 부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양 전 비서관이 여권의 블루칩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정치로 불러들이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들은 물론 안 하려고 버틸 거고 거기에는 가식이 없다고 보지만 문 대통령도 마지막까지 버티다 재간이 없으니 나오셨다”고 했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아우르는 그의 역할 때문에 양 전 비서관의 복귀가 앞으로 청와대의 공천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민주당 주변에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집권당의 인재영입이라는 건 꼭 총선 공천을 겨냥한 게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의 여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설령 인재가 영입됐다고 하더라도 곧 확정될 공천 룰이나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권호·김경희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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