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친 뒤 '욕설'이 블랙박스에…뺑소니 "딱 걸려"

[뉴스데스크]◀ 앵커 ▶

50대 환경 미화원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던 뺑소니 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경찰이 도망간 운전자를 잡았는데 처음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발을 뺐지만 차량 블랙박스에는 환경 미화원을 치고 나서 내뱉은 욕설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관악구의 한 도로.

쓰레기 수거 차량 옆을 지나던 차가 사람을 들이받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작업 준비를 하던 환경미화원 54살 한모씨.

[이영득/관악구청 작업관리팀장]
"쓰레기 수거 작업 대기중이었죠. 차량에서대기하시다가 내리면서 사고가 난 것 같아요."

사고 충격으로 이곳에 서있던 피해자가 17미터나 튕겨나갔지만 운전자는 그냥 달아났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친 환경미화원 한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차에서 떨어져 나온 사이드미러를 발견하고 가해 차량을 추적했습니다.

주변 도로 CCTV를 분석해 같은 시각 사이드미러가 부러진 차량이 없는 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1.4킬로미터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가해자 박모씨의 차를 발견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박씨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며 뺑소니 혐의를 부인했지만, 본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까지 속일 수 없었습니다.

블랙박스엔 박씨가 사고 순간 피해자 한씨를 욕하는 음성이 고스란히 담겼고,

[박씨/운전자] 
"아이 xx놈. 어휴 xx놈."

차를 주차하면서 파손된 부위를 살피는 모습도 찍혔습니다. 

[강희수/서울 관악서 교통범죄수사팀]
"가해자의 블랙박스를 보면 욕설을 해요.xx 놈. 보행자가 남성이라는 걸알았다는 겁니다."

검거 당시 박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13퍼센트.

면허 취소나 정지 수준은 아니었는데,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주 두 잔과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블랙박스에 찍힌 증거를 보고도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던 박씨는 결국 구속됐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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