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달하다 구속된 20대 탈북민, 수감 중 출산…법원 선처

중국에서 밀수입된 필로폰을 전달하려다 구속된 20대 탈북여성이 수감생활 중 출산해 법원의 선처로 석방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ㄱ씨(22·여)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석방을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신 ㄱ씨에게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청주지법 전경.

탈북민인 ㄱ씨는 지난해 8월19일쯤 같은 탈북민 출신의 남자친구 ㄴ씨의 부탁으로 중국에서 온 필로폰을 지인에게 전달하려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ㄱ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탈북 중 중국 공안에 붙잡혀 급히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ㄴ씨의 설득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ㄴ씨는 중국에서 한국에 있는 ㄱ씨 앞으로 필로폰 22.62ｇ이 든 항공우편을 보냈고, ㄱ씨는 이를 찾아 지인에게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의 우편물의 검색과정에서 필로폰이 든 사실이 발각되면서 ㄱ씨는 구속됐다.

구속 당시 만삭이던 ㄱ씨는 지난해 1월쯤 아이를 출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마약 범죄는 또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밀수하려던 필로폰이 7540만원 상당에 이르는 등 그 양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남자친구의 지속적인 부탁과 설득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과 국내에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최근 출산한 신생아를 보살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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