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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여성 노예화·수법 악질적”…갓갓·와치맨도 공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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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박사’ 조주빈 신상 공개
ㆍ구속 중인 ‘와치맨’ 전씨, 법정 출입 때 공개 가능성
ㆍ‘갓갓’도 검거 후 여부 결… 전문가 “가담자에 경각심”
ㆍ“회원 전원 공개” 국민청원




경찰이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박사’ 조주빈씨(25·사진)의 신상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에 가입했던 이들 모두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성범죄의 형량이 낮기 때문에 시민들이 신상 공개라는 ‘사회적 처벌’에 집중한다고 분석했다.

24일 서울지방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조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게 된 이유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며 “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했다.

조씨의 신상 공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첫 사례다. 이 법 제25조 1항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 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그간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살인범들에 대해 이뤄졌다. 조씨는 물리적인 성폭행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화방의 공범들에게 성폭행을 지시하고 관련 영상을 유포해 범죄 행태가 악랄했다고 평가받았다.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과 그에게 방을 물려받은 ‘와치맨’ 등의 신상 공개 여부도 주목된다. 운영진뿐 아니라 n번방 회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20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 공개를 원합니다’의 동의자는 이날 기준 180만명을 넘겼다.

‘와치맨’ 전모씨(38)는 지난해 경찰에 검거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법은 다음달 9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수원지검이 ‘박사 등 다른 음란물 사건과의 관련성 및 추가 조사’를 위한 변론재개 신청을 해 선고일을 미뤘다. 전씨 재판을 진행 중인 수원지법은 판결 전 피의자에 대한 법원의 공식적인 신상 공개 절차는 따로 없다고 했다. 다만 구속 상태인 전씨가 법정에 출입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영상을 처음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갓갓’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갓갓’을 검거한 담당 지방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방청마다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사범에 대한 형량이 낮은 것이 시민들이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로 봤다. 흉악 범죄를 저질러도 10년 안팎의 형밖에 살지 않는다면, 범죄자 신상이라도 공개해 사회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씨는 아동음란물 제작 및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 제공 등 총 7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형량이 10년 안팎일 것이라 예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n번방 사건처럼 사회에 충격을 주고 해악을 미친 사건은 많지 않았다. 신상 공개는 필요했다”며 “이번 공개로 범죄에 가담했거나 관심을 보인 이들을 위축시키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범죄에 적극 가담한 이들 외에 n번방 참여자 전반의 신상 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곽 교수는 “수만에 이르는 범죄 가담자를 일시에 수사해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며 “범죄에 적극 가담한 이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경찰이 수사를 집중한 뒤, 이에 따라 신상 공개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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