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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동생 구하려 불길 뛰어든 형마저… 울산 형제의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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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식당일로 새벽 집 비운 사이 / 형, 라면 먹고 향초 피운 뒤 외출 / 30분 만에 진화됐지만 형제 참변

8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형제가 숨진 울산시 동구 한 아파트 내부 모습. 울산=연합뉴스
부모가 식당 일을 하러 나가고 없는 새벽에 불이 나 잠자고 있던 초등학생이 숨지고 고등학생 형도 동생을 구하려다 숨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8일 울산 동부경찰서와 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6분쯤 울산시 동구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동생 A(9)군이 거실에서 숨졌고, 형 B(18)군은 아파트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앞서 오전 3시50분쯤 B군은 집에 놀러온 친구와 함께 음료수를 사려고 편의점에 다녀오던 중 집에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이미 집 안에 불길이 번진 상태였지만 B군은 안방에서 자고 있는 동생을 구하러 들어갔다. B군의 친구는 밖에서 화재신고를 하고, 소화기를 찾으러 갔다고 한다.

경찰은 A군이 거실 베란다 근처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B군이 동생을 구하려다 불길을 피해 베란다에 매달린 뒤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 형제의 부모는 일 때문에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친구의 진술 등을 토대로 B군이 배가 고파서 친구와 라면을 끓여 먹은 뒤 냄새를 없애려고 향초를 켜놓은 채 음료수를 사려고 편의점에 간 사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아파트는 1997년 준공된 15층짜리 건물로 당시 규정상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형제의 집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화재로 아파트 주민 8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100여명이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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