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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전자팔찌' 차고 하루를 살아봤습니다

보헤미안 0 385 0 0

원격 감시 기능 갖춘 '심박수 밴드'
잠시 벗자 분당 관제시스템에 'OFF" 알람
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감시 받는다는 답답함, 예상보다 커

자가격리용 손목밴드로 나온 한 IT기업의 '심박수 밴드'의 모습. 착용하면 심박수를 측정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탓에 자가 격리자에게 ‘전자팔찌’를 착용하도록 해야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자가 격리자들이 무단 외출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다. 현재 자가 격리자들은 스마트폰에 자가격리앱을 깐다. 하지만 집안에 스마트폰을 놓고 외출하면 정부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는 맹점이 있다.

범죄자도 아닌 질병과 관련된 자가 격리자에게 전자팔찌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는건 인권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자팔찌는 성범죄자에게 적용하는 전자발찌와 유사한 형태다. 범죄자 취급도 그렇지만, 전자발찌를 팔찌처럼 채운다면 무엇보다 150g으로 무겁다. 하루 종일 착용하고 지내는 것 자체가 자가 격리자에겐 무리일 수밖에 없다.

IT기업들이 자가 격리 감시 기능을 갖춘 손목 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운동용 손목 밴드에 자가 격리 감시 기능을 추가한 형태로 일종의 전자팔찌다. 하루 종일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해 범죄자 취급을 당한다는 인식도 낮췄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스마트안정장비 업체인 디지쿼터스가 개발한 ‘심박수밴드’를 직접 써봤다. 8일 오후 4시부터 9일 오전까지다.

심박수밴드의 외형은 흔히 보는 손목 밴드와 비슷했다. 일단 무게는 합격점이었다. 35g이다. 가벼운 고무 밴드 시계를 차는 느낌이다. 심박수밴드를 손목에 찬 뒤, 스마트폰에 ‘심박수밴드 앱’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했다. 이후 앱에서 주심박수밴드를 검색해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설치 끝이다. 경기도 분당에 설치된 원격 관제 시스템에는 기자 본인의 이름과 착용 상태가 기록되기 시작했다. 이는 사전에 회사 측에 등록한 것이다.

잠실의 집에서 손목밴드를 벗었더니, 분당에 있는 관리자의 스마트폰 앱에서 <밴드 미착용> 알람이 떴다./디지쿼터스 제공

이 밴드는 심박수를 초단위로 체크한다. 밴드 화면에는 시계가 나오는데 아래로 화면을 터치하면 심박수 화면이 나온다. 긴장했는지 심박수는 102회다. 꽤 높은 수준이지만, 정상 수준이다. 이 심박수가 분당 80~120회를 벗어나면, 즉시 병원 등 관제 센터로 알람이 간다. 또 관리 앱을 깐 보호자에게도 알람이 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성 질병이기 때문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데, 이때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쿼터스 측은 “1초 원격 전송 심박수 밴드는 자가 격리자에게 본인의 건강상태를 방역당국에 원격으로 전송해 의료진이 실시간 파악할 수 있고, 멀리 있는 보호자도 자가 격리자의 건강 상태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궁금한 건 내 위치를 관리자가 알 수 있을까 였다. 이 회사의 관리 시스템에 뜬 내 위치를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지도 위에 잠실의 한 아파트 00동에 내 이름이 떴다. 맞는 위치다. 이 밴드는 스마트폰에 연결된 상태인데, 스마트폰의 GPS 위치가 전송되는 것이다.

밴드 착용자의 위치 정보도 관리자의 앱으로 간다. 지도의 위치는 실제 본인의 아파트와 동까지 거의 정확하게 찍혔다./디지쿼터스 제공


심박수 밴드를 벗었다. 그러자 관리자 시스템에서 내 이름이 검정색으로 바뀌면서 ‘OFF’가 떴고, 전화 아이콘이 나왔다. 관제시스템에서 이 아이콘을 눌러 곧바로 자가 격리자에게 전화해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이후로도 3~4차례 벗었는데 그때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심박수밴드를 찬채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스마트폰과 밴드간 연결이 끊이지면 곧바로 알람이 관리자 시스템으로 전송됐다.

분당에 있는 관제 시스템 화면. 심박수 밴드를 벗으면 이렇게 빨간 알람이 떠서 관리자에게 알린다./디지쿼터스 제공


밴드를 차고, 스마트폰을 들고 외부로 나가도 마찬가지다. 자가 격리자 위치 추적이 모두 가능한 셈이다. 딱 한가지 편법은 막지 못했다. 심박수밴드를 아내에게 채운 뒤, 스마트폰은 집에 둔 채로 외출한 것이다. 시스템에선 외출한 것을 알 방법이 없다. 이 회사 측은 “수갑을 채우지 않는한 어쩔 수 없는 설정”이라며 “손목 착용을 빼지 못하도록 밴드를 묶고, 잘랐을때 알람을 울리도록 할 수는 있지만, 이건 진짜 범죄자 취급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심박수밴드는 집안에서 일상생활하는데는 큰 불편이 느껴지진 않았다. 방수가 되기 때문에 샤워할때도 따로 뺄 필요가 없다. 한번 충전하면 14일 지속하기 때문에 자가 격리 기간 동안 계속 차도 무방하다. 만보기 기능이 있어, 간간이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잠을 잘때는 조금 불편했다. 본래 잘때는 시계를 푸는 편인데, 그대로 찬채 취침한 느낌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8일 자가격리자에 손목밴드 착용에 대한 인식 조사한 결과, 찬성이 77.6%였다. ‘인권침해 요소가 있어 반대’라는 응답은 16.5%였다. 모름·무응답은 5.7%였다.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역으로는 광주·전라, 성별로는 여성, 정치성향으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찬성 응답이 많았다.

하루 사용한 결과, “불편함은 없었지만 찜찜했다”는게 개인적인 결론이다.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밴드를 차는 순간,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예컨대 저녁 식사하다가, 또는 TV를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문득 손목이 눈에 들어오면 ‘나는 밖에 못 나간다’는 생각에 답답해졌다. 하루 체험이 이럴텐데, 14일 자가격리자들은 훨씬 답답할 것이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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