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대 1 뚫고 당첨된 '휴대폰 골드번호' 왜 포기하지?

SK텔레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이 2일부터 일제히 상반기 ‘골드번호’ 추첨 신청을 받는다. 골드번호는 ‘1111’ ‘0001’ ‘1004’ ‘1010’ ‘4989’등 간단하거나 규칙성이 있고, 특별한 의미가 있어 기억이 쉬운 휴대폰 번호 뒤 4자리다. 국번과 뒷자리가 동일한 일부 번호도 해당된다.
 

이번에 풀리는 골드번호는 총 5000여개다. 통신 3사를 통해 1인당 최대 3개까지 원하는 번호를 찍어서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이 사용하는 통신사가 이닌 다른 통신사를 통해서도 신청 가능하다. 알뜰폰 가입자도 알뜰폰사업자(MVNO)를 통해 별도의 골드번호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일 오전 10시부터 11일까지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과 T월드 홈페이지(www.tworld.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KT는 2일부터 22일까지 KT 대리점과 KT닷컴(www.kt.com), ‘마이케이티’ 앱을 통해 추첨에 참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일부터 15일까지 LG유플러스 매장에 방문하거나 LG유플러스 홈페이지 내 ‘이용가이드-상품 가입 안내-국번관리-선호번호 신청 및 당첨확인’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내면 된다.

만 4세 이상이면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 번호변경까지 모두 신청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녀를 위해 미리 골드번호 신청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에 골드번호를 사용 중이거나 최근 1년 이내 골드번호 당첨 이력이 있는 사람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첨된 번호는 신청한 통신사에만 사용할 수 있다. 즉, 현재 사용하는 통신사가 아닌 타 통신사에 신청해 당첨되면 그 통신사에서 신규로 스마트폰을 개통하거나 기존 폰을 번호이동 해야 한다.
 

올해도 수십만명이 골드번호 추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인기 번호의 경쟁률은 2만~3만대 1에 달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실제 당첨이 되어도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번호 스타일에 따라 등록률은 50~90% 사이”라며 “작년에는 인기 번호 1200개 중 불과 절반만 실제로 등록된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어렵게 당첨된 번호를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번호를 바꾸려 하니 그동안 오랫동안 써온 기존 번호를 바꾸는 것이 망설여져 포기하는 경우, 타 통신사를 통해 당첨됐는데, 번호이동을 해야 하는 것을 뒤늦게 알고 포기하는 경우, 중복 당첨이 되어 이중 하나만 선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또 쉬운 번호는 그만큼 장난 전화나 스팸 문자, 전화 사기(피싱) 등에 노출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검색해 전화를 걸거나,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화번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탓이 크다.

SK텔레콤은 “전통적으로 1000, 1004등의 번호, 또 국번과 뒤 4개 자리가 같은 번호 등이 인기가 높지만, 5G 시대를 맞아 5959, 5555등 새롭게 고객의 선호를 받는 번호도 있다”고 밝혔다.
 

골드번호는 지난 2006년부터 정부 방침으로 각 이통사를 통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씩 추첨을 통해 나눠주고 있다. 이전에는 통신회사들이 골드번호를 임의로 배정했지만, 이 번호들이 나중에 개인 간에 고가에 거래되고, 골드번호를 받기 위한 각종 부정마저 나타나면서 추첨제를 실시하게 됐다.

추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선호번호 추첨위원회’ 입회하에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진행된다. SK텔레콤은 22일 당첨자를 선정해 당일 문자로 안내한다. 당첨자는 26일에서 7월 9일 사이에 대리점을 방문해 새 번호로 개통하면 된다.

KT는 25일부터 KT닷컴과 마이케이티 앱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역시 당첨자에게 개별 문자를 발송한다. LG유플러스는 19일 당첨 여부를 발표하고, 22일부터 7월 12일까지 당첨자에게 번호를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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