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고비 속 6·25…'北 체제안전' 부각해 실마리 모색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6·25 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북한 체제의 안전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 행사는 북한의 연이은 대남비난으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됐다가 북한이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며 긴장완화 조짐을 보이는 등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를 맞은 시기에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안보 상황을 의식한 듯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며 "(남북은)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위기를 겪기는 했으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북이 교류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큰 틀의 정책기조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특히 북한에 체제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점, 아울러 정치적 통일보다는 관계개선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북한이 최근 군사도발 예고 등 과격한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체제 위협', '흡수 통일'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북대화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북한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 달라"며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연설문에 '종전'이라는 단어를 거론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연설 도중 "우리 민족이 전쟁의 아픔을 겪는 동안 오히려 전쟁특수를 누린 나라들도 있다"며 일본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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