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월세 거래 최저… 반전세 급증
청약가점 고공행진… 경쟁률 연일 경신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서 전·월세 계약이 급격히 줄어들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아파트 청약의 문턱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서민층 주거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만1600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서울시가 2011년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임대차 거래 건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도 이번이 처음이다. 임대차 계약 중 반전세 비중은 크게 늘어 7월에는 10.1%에서 8월 14.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세 거래의 급감은 올해 하반기 예고됐던 공급 부족과 최근 시행된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지금 살던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집주인은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 매물로 눈길을 돌린 세입자들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데 부담을 느끼면서 월세 거래 건수도 7월 3119건에서 8월 1660건으로 급감했다. 전셋값과 상승세와 더불어 반전세 보증금과 월세의 오름폭도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주택 위로 비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날이 갈수록 전·월세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과 이달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들의 최저 청약가점은 평균 60.6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최저 가점(55.9점)보다 4.7점 상승한 수치다.

당첨권인 청약 가점이 높아지면서 청약경쟁률도 연이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은 평균 168.1대 1로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열흘 뒤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가 340.3대 1로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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