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등산후 하룻밤…협박 179회, 50대男 악몽 시작됐다
산악동호회에서 만나 등산 후 함께 모텔에 투숙한 남성을 지속적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낸 5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부장 손정연)은 지난 22일 공갈, 공갈미수, 폭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9일 산악동호회에서 치악산 등산 뒤 술을 마시다가 B씨(59)와 모텔에 투숙하게 됐다. A씨는 다음날부터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 “SNS에 공개하겠다”, “집에 찾아가 아내와 자식들에게 알리겠다”며 B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겁먹은 B씨는 같은 해 1월 22일 5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A씨의 요구는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성범죄에 대한 처벌은 벌금이 최하 1500만원이니 1000만원을 더 달라. 없으면 매달 100만원씩 달라”는 취지로 또다시 협박했다.
A씨는 “경찰을 불러 집으로 일터로 찾아가야 좋겠어?”, “개망신당할 줄 알아라” 등 협박성 메시지를 2개월간 179회에 걸쳐 보내고 B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3월 2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B씨와 만나 돈을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B씨가 이를 거부하자 B씨 얼굴에 물을 끼얹고 막걸리 잔을 던지는 등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텔에 투숙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성범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망신을 주겠다고 한 것은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예고한 뒤 심리적 압박을 가해 합의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라며 “행위 자체가 또 다른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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