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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패권 다툼의 서막… 양자컴퓨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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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100만년 걸리는 암호해독 10시간 만에 끝낸다①] 4차 산업혁명의 꽃, 국내는 아직 걸음마

[편집자주]과학계를 뒤흔든 두 마리 동물이 있다. 파블로프의 개와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사실 양자 ‘중첩’(여러상태가 공존) 개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된 실험이었다. 당시 슈뢰딩거는 양자를 고양이에 비유해 살아있는 동시에 죽은 고양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냐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오늘날 양자역학 본질의 근거가 됐다. 살아있는 동시에 죽은 고양이와 같은 상태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이러한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세상을 180도 바꿀 기술들이 몰려온다.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이다.
 

양자정보기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AI) 분야는 대격변을 맞았다. 그 여파가 산업과 사회 전반에 스며들면서 이젠 그 누구도 AI가 없는 미래를 그리지 않는다. 다음 ‘게임체인저’는 무엇일까.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 중 하나로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분야가 꼽힌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말 그대로 ‘퀀텀 점프’를 불러올 만큼 파고는 더 높을 수 있다.



양자컴퓨터,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현대 문명의 이기를 제공한 정보기술(IT)과 전자산업의 발전에는 반도체 집적회로(IC)를 빼놓을 수 없다. 회로를 구성하는 각 모듈 안에는 트랜지스터와 같은 소자가 채워져 있다. 트랜지스터는 0과 1 이진법 기반의 비트(bit)를 기본 요소로 삼아 전자(electron) 등 정보 흐름을 제어하는 스위치이자 통로 역할을 한다. 이런 간단한 처리기들이 수백억개 집적되고 회로를 이루면서 고속 연산을 가능케 하는 게 현재 디지털(Digital) 기술이다.

기술의 발전은 더 작은 크기에 더 강력한 성능을 담은 제품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반도체 속은 복잡해져 갔다. EUV(극자외선) 기술을 활용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공정 초미세화도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 발전속도가 둔화되고 물리적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미시세계까지 공정이 미세해진 결과 전자가 트랜지스터 제어에서 벗어나는 ‘양자 터널링’ 현상도 발생해 반도체 기업들을 애먹인다.
 

MS 과학기술자들이 양자 기술 클린룸에서 작업하는 모습. /사진제공=MS


양자(quantum) 기술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와 달리 정보가 0과 1이 중첩(superposition)된 양자 상태인 큐비트(qubit)로 존재한다. 이들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상호작용하는 얽힘(entanglement) 특성을 이용해 병렬처리된다. 값이 정해진 비트보다 더 많은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정보처리량과 연산속도의 비약적 증가를 가져온다.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NTO(최고기술임원)는 “전구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예로 들면 기존 컴퓨터는 불을 켜고 끄는 두 가지 상태 값만 있다”며 “쉽고 간편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한 번에 하나의 정보만 전달한다. 의미 있는 특정 정보를 전달하려면 모스 부호 같은 규칙에 맞춰 전구를 깜박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자컴퓨터는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전구라 더 많은 상태 값을 만들 수 있어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며 “기존 컴퓨터로 10억년이 걸리는 계산식을 양자컴퓨터는 100초 내 끝낼 수 있다. 단순히 현재 성능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실현시킬 수 있기에 양자컴퓨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고전컴퓨터 대체? 새로운 동반자


양자 프로세서 구현 방식 유형. /자료=과기정통부


양자컴퓨터 개념은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에 의해 이미 1980년대 초에 구상됐다. 이후 차세대 기술로서 기대는 계속됐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로 치부됐다. 하지만 2014년 구글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2016IBM이 첫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플랫폼 ‘IBM 퀀텀 네트워크’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019년 구글은 53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공개하며 현존 최고성능 슈퍼컴퓨터를 압도하는 연산속도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처음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양자컴퓨터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수학 문제이긴 했지만 슈퍼컴퓨터로 1만년 이상 걸리는 것을 양자컴퓨터로 3분20초 만에 풀었다. 이 사건은 양자컴퓨터에 조명이 쏟아지는 계기가 됐다.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기존 고전컴퓨터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고전컴퓨터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계”라며 “마치 현재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다. 양자컴퓨터로도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있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게는 수천배가 들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일본 카와사키신산업육성센터에 IBM 퀀텀 시스템 원이 설치되는 모습. 일본 내에서 처음 가동되는 상용 양자컴퓨터로 초전도 방식이다. /사진제공=IBM리서치


양자컴퓨터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은 오류 내성을 갖추고 수백만 큐비트까지 올라가는 2030년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그 중간단계로 현 수준의 양자컴퓨팅 기술을 최적화해 활용하는 방안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반도체 집적화 한계 극복을 비롯해 인공지능(AI)·의료·제약·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시도될 전망이다. 많은 요소를 한꺼번에 계산해야 하는 작업에 강점을 보인다.

예를 들어 신약·신소재 개발에 있어 복잡한 분자구조는 많은 경우의 수를 가져 기존 컴퓨터로는 사실상 계산이 불가하다. 양자컴퓨터는 단백질 3차원 구조 분석 등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이를 풀어낼 수 있다. AI 학습을 위한 전력·시간도 줄어든다. AI에 특화된 양자 알고리즘으로 고속 연산이 이뤄지면서 소모 전력은 슈퍼컴퓨터의 600분의 1수준이다. 기존 컴퓨터에 많은 부하를 안기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나 암호 해독, 교통·금융 서비스 등 최적화도 양자컴퓨터가 활약할 무대다.

백한희 IBM 퀀텀연구소 박사는 “IBM65큐비트 퀀텀 시스템을 IBM 퀀텀 네트워크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100큐비트 프로세서를 활용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고전컴퓨팅만을 활용했을 때보다 큰 이점을 누리게 되는 ‘퀀텀 어드밴티지’는 1000큐비트를 달성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IBM2023년까지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 기술패권 경쟁의 서막 오르다


양자컴퓨팅 분야 글로벌 지분투자 추이. /자료=BCG, 그래픽=김영찬 기자


양자컴퓨팅 기술은 아직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범용성을 지니기 시작했을 때 파급력은 PC, 인터넷, 스마트폰 등과 같이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양자컴퓨팅이 앞으로 3~5년 이내에 50~100억달러(약 5조8000~117000억원) 가치를, 15~30년 동안에는 4500~8500억달러(약 5256000~99280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올 만한 핵심기술이라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도 뜨겁다. 미국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핵심기술 중 하나로 양자컴퓨터를 지목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양자법’을 2018년 말 제정하고 백악관 직속 국가양자조정실(NQCO)을 신설했다. 지난해 6월 표준기술연구소(NIST) 주도로 양자경제개발연합체(QED-C)를 구성해 14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중국은 2030 국가전략구현 6대 중대 프로젝트를 통해 ‘양자 굴기’를 추진 중이며 연간 10억위안(약 1800억원)의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슈퍼컴퓨터급 계산속도를 가진 양자 시뮬레이터 개발과 2030500~1000 큐비트급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한다. 일본도 AI·바이오와 함께 양자를 3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원하며 관련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3개국 38개 산·학·연 파트너로 구성된 오픈QKD 프로젝트를 통해 양자 활용사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요 국가별 양자컴퓨팅 분야 특허 신청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후발주자인 한국은 어떨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선도국(EU) 대비 한국 양자기술은 81.3% 수준으로 국내 전체 ICT 기술 내 최하위에 해당한다. 특히 양자컴퓨팅(72%)의 기술성숙도가 가장 낮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2030년 양자기술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지난 4월 ‘양자기술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양자컴퓨터의 경우 현재 8큐비트 수준에서 2028100큐비트급 기술력 확보를 목표한다. 먼저 2024년까지 50큐비트급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KQIP)을 구축한다. 전문인력도 현재 150명 수준에서 20301000명 규모로 확대하고 초중고 대상 양자 기초교육을 실시한다. 산학연 협력을 위해 삼성·LG·SK·포스코·한국전력 등이 참여한 협의체 ‘미래양자융합포럼’도 지난 7월 출범시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양자컴퓨팅은 이제 불가능한 기술이 아니고 한국도 집중투자할 필요성이 있어 국내 기술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며 “과기부 출연 예산까지 포함하면 올해 약 650억원이 투입됐고 내년에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양자기술 4대 강국, 큰 그림 그려야 이룬다


사진1-지난 6월30일 경기도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미래양자융합포럼 창립총회에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과기정통부


양자컴퓨팅 분야는 항공우주나 국방과학 분야와 유사하게 거대과학기술의 성질을 지닌다. 주요 부품·소재도 국가·기업의 전략기술로 분류되는 실정이라 결국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서 가장 애로사항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다. 세계적으로도 양자컴퓨팅 분야 전문인력은 희소한 데다 국가·기업 간 유치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고급인력을 육성으로 확보하려 해도 가르칠 사람부터 구하기 어렵다.


양자컴퓨터에 쏠리는 지나친 관심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분명 미래를 좌우할 가능성을 내포한 기술이지만 아직은 투자 대비 효용성이 높지 않다. 당장 성과를 위한 투자가 자칫 낭비로 비춰지며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플랫폼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고 초전도, 이온트랩 등 여러 방식이 경쟁 중인 상황이라 다양한 지원책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긴 안목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정연욱 성균관대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장(나노공학과 교수)은 “양자컴퓨팅 분야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10년, 20년 뒤를 기약하며 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최근 10여년간 급격한 기술발전이 이뤄진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이런 흐름과 함께 자라온 젊은 전문인력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면한 전문인력 확보 문제는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며 “어린 학생들은 중첩·얽힘 등 개념을 배우기도 전에 양자컴퓨터 체험을 통해 양자역학적 특성을 스스로 익힐 수 있다. 이런 양자 네이티브가 늘어날수록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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