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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불러온 랜선 차례·배달 상차림…명절 풍경 확 달라졌다



달라진 방역수칙에 따라 올 추석에는 연휴를 포함한 일주일(9월 17~23일) 동안 가정 내 가족 모임 인원 수가 제한된다. 접종 완료자 포함 최대 8명까지,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의 경우엔 최대 4명까지만 허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가정 내 모이는 인원에 대한 제한이 없던 지난 추석과 달라진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1년 넘게 지속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명절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족과는 ‘거리’를 두고, 명절 인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상차림은 ‘간소화’된 모습이다.

본가가 경남 김해인 직장인 명준환(37)씨는 지난 설에 이어 추석에도 서울에서 홀로 보낼 생각이다. 얼마 전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향에 가기엔 부담스러워서다. 명씨는 “장손이라 친인척들이 모이면 제 안부를 묻겠지만, 부모님도 이 시국에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올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래도 서운해할 부모님을 뵈러 2차 접종까지 마치면 따로 휴가를 내고 고향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년 어머니를 도와 20가지가 넘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던 강진아(가명·33)씨는 온오프라인 병행 차례상을 제안했다. 지난 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접한 게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때 이 서비스를 이용한 인원은 23552명, 올 설에는 1만 여 명 더 늘어난 248732명에 달했다. 강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게 힘들어 아버지에게 음식 가짓수를 줄이거나 남자들도 함께 장만하자고 몇 년간 말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지난 명절 때 코로나19로 친척들이 오지 않아 차리는 음식의 양을 줄였지만 이마저도 과하다고 생각해 차후엔 온라인 차례상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부모님과 의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2018년부터 ‘간소화된 차례상’ 차림 비용을 별도로 발표하고 있다. 전통 차례상은 28개 품목에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한 반면 간소화된 차례상에는 18개 품목만 반영한다. 지난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 평균 244000원, 대형유통업체 평균 342000원이었다. 반면 간소화된 차례상을 차리는 데는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 기준 각각 10만원, 136000원이 들었다. 전통 차례상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셈이다.

지자체는 온라인 서비스 확충에 발 벗고 나섰다. 전남 완도군은 지난 설,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자녀를 대신해 읍면장이 선물을 전달하고,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완도군 관계자는 “이를 통해 481명의 향우들이 영상통화로 부모에게 안부를 전했다”며 “반응이 좋아 오는 추석에도 벌초 대행, 온라인 성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돈도 온라인 봉투로 전달하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는 연휴를 앞두고 ‘행복한가위’와 ‘한가위용돈’ 송금봉투 2종을 추가했다고 6일 밝혔다. 수신자가 봉투를 열면 송편과 감이 쏟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추석 맞춤형’ 봉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설 연휴 카카오페이 송금 봉투 사용률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설 연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으로 용돈과 안부를 전하는 방식이 새로운 명절 문화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례상 배달
내맘다믄의 제사 음식 패키지. [사진 내맘다믄]

지난 1월, 결혼 후 처음으로 시가 제사에 참여하게 된 김민정(가명·36)씨는 남편과 상의해 한 제사상 배달업체를 이용했다. 제사 당일, 조리와 배송 과정을 실시간 문자로 전달 받은데 이어 늦은 오후 집 앞으로 큰 아이스박스를 배송받았다. 상자 내부엔 제사에 올릴 음식과 제수를 비롯해 상차림 법, 음식 보관법 등이 적힌 안내문이 들어 있었다.
 

지난 5일 충남 당진시 거리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친인척과는 영상통화로 제사 과정을 공유한 김씨는 식구들에게 상차림에 대해 칭찬을 들었다. 김씨는 “어르신들은 제사상을 손수 차려야 정성이 들어간 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막상 배달 음식을 드셔보고선 정갈하고 맛있게 차려졌다고 좋아하셨다”며 “직접 장을 봐서 준비하면 요리하는 수고로움은 물론이고, 음식을 과하게 하거나 식재료 낭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배달이 여러가지로 합리적이라 생각해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사상도 배달시대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제사음식 전문 조리업체만 전국 100여 곳에 달한다. 기제사·차례 등 용도별로 구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부 업체는 경상도·전라도·제주도 등 각 지역에 맞는 제사상 상품을 내세우기도 한다. 음식 가짓수와 양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지만 20~30만원대가 주를 이룬다. 20년 넘게 제사상·고사상 등 전통상 차림을 조리·배달하는 ‘다례원’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주로 고사상 등 큰 행사 수요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2~3인분 기준의 제사상과 차례상 주문이 대부분”이라며 “외식이나 배달음식이 일상화됐듯 제사 음식을 전문업체에 맡기는 데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제사·차례상차림 전문 조리업체인 ‘내맘다믄’은 추석 연휴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21일부터 차례상 주문을 받았다. 259000원 패키지에는 탕국과 송편, 소고기산적을 비롯해 각종 전과 나물, 과일 등이 들었다. 술과 양초, 향과 같은 물품 등도 모두 포함돼 고객이 따로 준비할 것이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차례상 예약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모두 마감됐다. 지난 설 차례상도 1차 주문이 단 3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다. 제사상의 경우 음식량과 가짓수에 따라 8만9000원부터 499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한데 4~5인 가족이 넉넉히 먹을 수 있는 219000원 상품의 인기가 높다. 주문 고객의 연령대와 성별도 다양하다. 젊은 층에 비해 50대 이상 남자 고객의 주문율이 높은 편이다.

김영롱(44) 내맘다믄 대표는 “대개 음식에 서툰 젊은 며느리들이 주문할 거라 여기는데 오히려 제주(제사를 주관하는 사람)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주문하거나 배우자를 일찍 여의고 손수 상 차리기가 어려운 어르신의 주문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창업 당시 제사 지내는 집이 줄어드는데 사업성이 있겠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제사가 줄어도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고객이 그만큼 늘어난데다 재주문율도 높아 1년 내내 쉴 틈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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