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하다 피랍된 40대 여성, 미스터리 5가지
[정부·가족도 몰랐던 피랍 사실…장씨 아프리카 여행 지역 대부분 여행 경보 지역]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됐다 구출된 한국인 여성 장모씨(가운데 아래). 프랑스인 파트리크 피크(왼쪽 첫번째), 로랑 라시무일라스(오른쪽 첫번째)는 베냉 국립공원서 납치됐다./사진=로이터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된 40대 한국인 여성 장모씨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됐다. 장씨가 세계여행 중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며 여행 경보 발령 지역에 방문한 배경, 정부가 피랍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 등에 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장씨는 자국 인질을 구하려는 프랑스군에 의해 피랍 28일 만에 구출돼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장씨 외에도 프랑스인(2명), 미국인(1명) 인질이 구출됐다.
장씨는 1년6개월여 전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한국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넘어가 모로코, 세네갈, 말리를 거쳐 부르키나파소에 도착했다. 이후 장씨는 지난달 12일 부르키나파소 남부 국경 지대에서 버스를 타고 베냉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세력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객 장씨는 어쩌다 무장단체에 납치됐나=현재 장씨의 구체적인 납치 배경 및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여성 A씨와 같은 날 인질이 된 것으로 파악돼 두 사람이 여행 중 만나 납치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61세로 알려진 미국인 여성은 구출 뒤 부르키나파소 현지에 있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통해 귀국 절차를 밟고 있다.
프랑스인 피랍자 2명의 경우 지난 1일 부르키나파소의 이웃 국가 베냉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을 관광하다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함께 있었던 사파리 가이드는 여러 군데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이 탄 트럭 차량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 등을 납치한 무장세력의 실체와 납치 목적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말리 중부에서 활동하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카티바 마시나'를 무장세력의 배후로 지목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납치 목적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피랍 사실, 외교부도 몰랐다=정부는 한 달 가까이 장씨의 피랍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프랑스 당국이 지난 10일 "한국인 1명, 프랑스인 2명, 미국인 1명 등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고 발표할 즈음에야 피랍 사실을 인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정보 입수 경로는 △가족이나 주변 지인 등의 신고 △수사·정보기관의 첩보 △영사콜센터·공관 민원 접수 △해외 외신 모니터링 등이다.
외교부는 "이번 납치사건의 경우 이 4가지 정보 수집원 중 어느 하나에도 접수되지 않았다. 특히 납치세력으로부터도 요구사항 등 연락이 전혀 없었다"면서 "여행 중 교민사회나 공관 등과의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군 역시 한국인 인질의 억류 사실을 기습 작전 도중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 공군기지에 도착한 장씨 모습./사진=뉴스1, 로이터
◇장씨 가족은 왜 신고 안 했을까=정부가 피랍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가족들의 신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지난 3월 말쯤 장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 추가적인 연락이 없었지만 따로 신고를 하지 않았다. 장씨가 장기여행 중이고 간간이 연락이 닿아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따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구출 후 프랑스에 도착해 한국 내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마쳤다.
◇장씨, 아프리카 이동경로 대부분 '여행 경보 발령 지역'=장씨의 아프리카 여행 이동 경로가 대부분 여행 경보 발령 지역으로 알려지며 방문 배경에도 의문이 쌓이고 있다.
장씨는 약 1년6개월에 걸쳐 홀로 세계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로 건너간 것은 지난 1월이며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아프리카 여정을 시작했다.
이후 장씨는 전역이 '철수권고'(적색경보) 지역인 말리를 거쳐 지난 4월 초 피랍 지역인 부르키나파소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남부 지역은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 단계상 '여행자제'(황색경보)였다. 부르키나파소 북부 지역은 '철수 권고'(적색경보) 지역일 만큼 이 곳은 여행 위험 지역으로 프랑스 외무부도 '적색경보'를 내린 곳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장씨의 아프리카 여행 이동 경로는 사실상 전역이 여행경보 발령 지역이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외에도 장씨가 방문한 세네갈은 남색경보인 '여행유의'(1단계), 모로코의 경우 수도인 라바트와 카사블랑카는 '여행유의', 남부는 '여행자제' 지역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장씨가 객관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한 것이 맞다"면서 "주관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 공개된 장씨 얼굴…미국인 피랍자 신상은 왜 공개 안 됐나=지난 12일 구출된 인질들이 파리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장면이 프랑스 현지 언론에 공개됐다. 장씨와 프랑스인 2명의 얼굴은 카메라에 노출됐지만 함께 구출된 미국인 A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부르키나파소에 우리 공관이 없어서 발생한 문제로 풀이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은 부르키나파소에 대사관이 없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장씨를 프랑스 정부와 협조해 파리로 후송하는 방법을 택했다.
공관이 없다 보니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장씨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이 현지 매체를 통해 밝혀졌다. 장씨와 가족들은 신상이 한국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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