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주고 갔다" 손님이 놓고 간 지갑 훔치고 변명한 카페 사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데일리안 = 김남하 기자] 자신이 지갑을 훔쳤음에도 주인에게 돌려줄 때 '초등학생이 훔쳐갔었다'며 거짓말한 남성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 남성은 피해자가 지갑을 분실한 카페의 점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 달 4일 오후 3시께 A(27)씨는 사업 자금으로 쓰려던 40만 3000원이 든 지갑을 분실했다.

A씨는 기억을 더듬어 그날 들렸던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 찾아갔다. 카페 사장은 "10살 정도 돼 보이는 초등학생이 이것만 주고 갔다"며 40만 3000원이 사라진 빈 지갑을 건네줬다. 사장은 카페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도 했다.

A씨는 분실 신고를 하기 위해 경찰서에 찾아갔다. 경찰은 A씨에게 "카페 내부에 CCTV가 없어서 행방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답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카페 근처 서울 양천경찰서를 찾아 추가로 분실 신고를 접수했다.

사건을 배당 받은 경찰은 카페 밖 사거리에 설치된 CCTV를 유심히 들여다 봤다고 한다. 이 CCTV는 카페 출입문, 카운터 등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카페 사장을 찾아온 '10살 정도 돼 보이는 초등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 수사 결과 A씨의 지갑을 턴 범인은 놀랍게도 카페 사장이었다. 이 카페에서 40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생 1400여명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다. 사장은 본인의 카페가 초등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카페라는 점을 이용해 존재하지도 않은 초등학생에게 죄를 떠넘겼던 것.

사장은 경찰 조사가 이어지자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 돼 순간적으로 잠깐 정신이 나갔었던 것 같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카페 사장을 절도 혐의로 지난달 20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