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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도 몰라요".. 원룸에 둥지 튼 '유령법인들'

Sadthingnothing 0 22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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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시내에 주소지를 둔 한 유한회사의 법인등기부 등본입니다. ‘휴대품 케이스’와 ‘악세사리판매’를 하는 곳이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석 달 전에 취재진이 법인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회사 간판 하나 없는 원룸 건물이었습니다. 건물주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검찰은 이 유령회사의 정체와 용도를 밝혀냈습니다. 회사는 온전히 대포통장을 개설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이렇게 만든 통장을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데 활용한 사실을 적발한 겁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검찰 수사망에 고구마 줄기째 걸려든 유령법인들, 그 숫자가 무려 97곳에 달했습니다. 배후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진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법인 명의로 171개 대포계좌를 개설해 불법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27억 원 가량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유령법인 97곳, 대포계좌 171개”.. 8명이면 충분했다

도박사이트 운영진은 전북 남원시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유령법인과 대포통장을 만들어 돈 세탁에 가담한 인원은 주범인 28살 A 씨를 포함해 8명에 불과합니다. 8명의 손을 거쳐 간 유령법인 숫자가 100곳에 이르고 법인 앞으로 만든 통장이 170개가 넘는다는 게 섣불리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부지런(?)하고 조직적이었으며 동시에 체계적인 범행이었다는 뜻이겠죠.

■ 허술한 법인설립 과정.. “모든 게 허위”

저희가 주목한 사건의 핵심은 이렇게 착수한 법인 설립 절차에 있습니다. 일단 필요한 서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법인 설립신고 제출서류 (유한회사 기준)
- 법인설립신고 및 사업자등록신청서
- 정관
- 임대차계약서 사본(사업장을 임차한 경우)
- 주주 또는 출자자명세서, 출자금 납입 증명서
- 사업허가·등록·신고필증 사본
- 사업 영위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출자금 납입 증명서 등

문제는 이 서류들을 죄다 꾸며낼 수 있고 검증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법인 설립 등기를 하고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법원등기소, 관할 세무서 등 행정기관을 두 군데나 거치지만 어디에서도 서류의 진위를 따지진 않습니다. 공무원들은 정해진 절차대로 서류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할 뿐입니다.

‘진위여부를 따져볼 법 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들이 법인 설립을 위해 제출한 서류들은 죄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것들이었습니다. 법인을 설립할 때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여러 법무사 사무소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법무사들이 당시 범행을 적극적으로 도왔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지만, 명색이 법 전문가들이 손을 봤다는 서류들은 죄다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 법인 설립 자본금 필요한데.. 100원도 안 쓰고 97개 설립?

법인 설립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최소한 자본금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은 100만 원도 아닌, 100원 짜리 동전 하나면 충분합니다. 97개의 유령법인을 만드는 데 최소 9,700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일당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자본금이 있다는 ‘출자금 납입 증명서’까지 가짜로 만들어 제출한 것입니다. 조사결과 자본금을 거짓으로 쓴 가짜서류 역시 법무사를 통해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행정당국을 눈속임해 그럴싸한 유령법인을 뚝딱 만들어내자, 은행은 속수무책으로 속아 넘어갔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대포통장을 근절하자며 내놓은 종합대책까지 무력화 했습니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통장 개설에 제동을 건 게 대책의 핵심이지만, “사업용으로 만드는 것”이란 한마디에 은행직원이 순순히 통장을 만들어준 것이죠.

97개에 이르는 통장들은 저마다 성격이 달랐다고 전해집니다. 앞방계좌(불법 도박사이트 회원들의 도박자금 입금용), 연결계좌(자금세탁 목적으로 거쳐 가는 계좌), 뒷방계좌(인출용)처럼 명칭도 다르고 기능도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 “법망 요리조리”.. 유령법인은 여전히 우리 곁에

대포계좌로 신고가 돼도 문제될 건 전혀 없었습니다. 계좌가 묶이면 다른 계좌로 교체해가며 도박자금을 원활하게 입·출금했습니다. 겉보기엔 마치 법인 계좌로 돈이 오고 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기업 간 거래로 포장되고, 입출금도 복잡해 범죄수사 역시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일 1심 법원은 주범으로 지목돼 구속 기소된 28살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일당 모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재판에 넘기면서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했다”고 밝혔지만 과제는 남았습니다. 취재진이 범죄에 악용된 일부 유령법인들을 확인한 결과 여전히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초 추가범죄를 막기 위해 “‘유령법인 해산청구’에 나서겠다”던 검찰의 계획이 이행되는 지 여부는 추가 취재를 통해 살펴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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