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러브하우스’ 떠올린 신동엽, ‘계곡 살인’ 충격 빠졌다

[MBC ‘러브하우스’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되는 이은해(31)가 출연한 MBC '러브하우스' 진행자였던 신동엽이 당시 일을 회상하며 충격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MBC 시사 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 MC인 신동엽은 계곡 살인 사건의 전말과 이은해의 과거 생활을 조명한 편을 보는 내내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신동엽은 20년 전 '러브하우스'에서 이은해를 만났다. 그는 이은해에 대해 '몸이 불편한 부모를 잘 모시면서 웃음을 잃지 았았던 소녀'로 기억했다. 2005년까지 방영한 '러브하우스'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열악한 환경에 사는 사람들의 집을 개조하거나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이은해는 "부모님의 훌체어를 보관하느라 내 방을 가질 수 없다"면서도 "부모님과 방을 같이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 죄송하다"고 해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은해는 신동엽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은 뒤 자신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MBC ‘러브하우스’ 캡처]

그러나 신동엽은 '실화탐사대'를 통해 과거와 너무 달라진 이은해의 모습을 봤다.

제작진은 이은해의 남편인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 씨의 유가족으로부터 고인이 생전 사용한 휴대전화에 담긴 이은해와 윤 씨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은해는 통화 도중 윤 씨가 밀린 월세를 냈다고 하자 '여행경비가 필요한데 왜 돈을 냈느냐'며 화를 내 MC들을 경악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가 달래듯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하자 윤 씨는 울먹이며 "돈이 너무 없으니까…. 돈이 너무 없으니까…. 빚이 너무 많아"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숨지기 직전까지 16년간 대기업 직원으로 일한 윤 씨는 생전에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 동료에게 3000원만 보내달라고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윤 씨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사진 한 장도 공개했다. 평범한 사진으로 보이지만, 그 위에는 '너는 벗어날 수 없어-주연 윤OO(남편), 각본 이은해'라는 문구가 쓰였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범죄심리 전문가는 이에 "사회에서 고립된 윤 씨와 그를 도구로 이용한 이은해의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메시지"라고 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 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 계곡물로 스스로 뛰어들게 한 후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019년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 씨를 살해하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둘은 지난해 12월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 22층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