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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만에 48조원 사라졌다…'루나 사태' 파장 어디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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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60달러→0.01센트로…국내 투자자 최소 2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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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약세장…폭락한 루나 코인 시세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약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최근 폭락한 루나 코인의 현재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2022.5.17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차병섭 김유아 기자 =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USD(UST)의 폭락 사태가 1주일을 넘긴 가운데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가상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루나와 UST에 투자한 국내외 투자자 재산 48조원 이상이 불과 1주일 만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루나·UST가 사실상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에서만 28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부터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루나·UST'-99.99%' 폭락…시가총액 52조→3조루나와 UST는 애플 등에서 일한 엔지니어인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와 소셜커머스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씨가 2018년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 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회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가상화폐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다.

UST는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유지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달러 등 실제 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는 테더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UST는 자매 코인 루나를 담보로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UST는 일반 가상화폐보다 가치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세계적으로 급성장해왔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UST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급격히 증가해 폭락 사태가 펼쳐지기 직전인 지난 9일 기준 186억달러에 이르렀다. 루나(시총 220억달러)와 합하면 약 406억달러(약 51조7천억원) 규모의 거대한 '생태계'가 됐다.

하지만 지난 10일께 UST 가격이 기준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세계적인 투매 행진이 시작됐다.

UST가 급락하자 UST 가치를 뒷받침하는 루나가 떨어지고 이는 다시 UST의 가격 하락을 촉발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그 결과 UST 가격은 이날 현재 10센트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한때 119달러까지 치솟았던 루나의 경우 UST 가격 안정을 위해 발행량이 급증하면서 폭락 직전 60달러대에서 이날 현재 0.01센트 수준으로 추락했다. UST와 루나 모두 99.99% 이상 폭락,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기준 UST(약 14억달러)와 루나(약 12억달러)를 합한 시가총액은 약 26억달러(약 3조3천억원)로 쪼그라들었다. 1주일만에 약 380억달러(약 48조4천억원)가 증발한 셈이다.

루나와 UST의 폭락은 다른 스테이블 코인은 물론 전체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루나·UST 폭락 이후 한때 16개월만에 최저인 2만5천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3만달러 안팎으로 회복했다.

전체 가상화폐 시총은 이번 사태 직전인 지난 9일 1조5천억달러 안팎에서 이날 현재 1조3천억달러 수준으로 2천억달러(약 255조원) 가량이 사라졌다.

권 CEO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면서 실패를 인정했다.

테라폼 랩스 측은 제2의 테라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등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내놨지만,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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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UST 폭락 사태와 권도형 대표 합성 이미지
[트위터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사상누각?…불신 싹트자 '와르르'이번 사태로 우선 UST와 같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는 미 달러화로 그 가치가 담보되지만,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는 실제 자산에 의해 담보되지 않는다.

대신 말 그대로 알고리즘을 통해 1UST의 가격이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됐다. 이는 크게 '테라 프로토콜'과 '앵커 프로토콜'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테라 프로토콜은 1UST를 1달러 상당의 루나로 교환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1UST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1달러를 벗어나더라도 다시 1달러로 되돌아가도록 고안됐다.

예컨대 1UST의 가격이 0.8달러로 떨어졌다고 하면 UST 보유자는 1UST를 1달러 상당의 루나로 교환하면 앉아서 0.2달러를 번다. 대신 이 1UST가 소각돼 시장에서 사라져 UST 유통량이 줄어 UST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1UST의 가격이 1.2달러가 되면 반대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엔 루나 보유자가 1달러 상당의 루나를 1UST로 교환하면 0.2달러 이득을 본다. 이때 루나는 소각되고 UST의 공급이 늘어나므로 UST의 가격은 내려간다.

결국 UST의 가격이 1달러를 벗어나면 차익거래의 여지가 생겨 1UST 가격이 1달러로 자동 복원되는 구조인 셈이다.

앵커 프로토콜은 UST를 사서 맡기면 연 20% 수익률을 제공하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이다. UST 생태계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UST 생태계는 한동안 이 생태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잘 굴러갔다.

하지만 그 믿음이 이번에 무너졌다. UST 대량 매도가 일어나 UST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차익 거래를 하려고 UST를 루나로 교환해 UST의 가격이 회복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했던 UST를 찾아 투매를 시작했다.

UST 가격이 내리면 내릴수록 차익 거래를 할 유인이 더 커졌다. 즉,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UST를 1달러 상당의 루나로 바꿨고 이로 인해 루나 가격은 계속 급락했다.

이는 재차 UST 생태계에 대한 불신을 더 키워 UST 투매를 부추기는 악순환,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이 벌어졌다.

UST와 루나 폭락 사태 후 앵커 프로토콜의 연 20% 수익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는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들도 선뜻 보장하기 어려운 수익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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