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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불황 넘으려 빅2 합치는데…두 노조 “M&A 반대”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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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생 길 막고나선 노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발표
사장 “구조조정 없다” 선언했지만
양사 노조 “고용 불안” 강경 투쟁
“수주 회복되는 상황에 찬물 우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소속 한 조합원이 2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동종업계 매각 반대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1000여 명의 조합원은 ‘악질 현대’ 등이 적힌 인형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고,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총파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사장이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노동조합원의 우려를 진화하려 했지만 거센 풍랑을 막을 수 없었다. 인수하려는 현대중공업과 인수당할 처지에 놓인 대우조선해양 얘기다. 지난 19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파업하기로 한 데 이어 20일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을 결의했다. 두 노조의 연대 파업으로 안 그래도 어려움에 빠진 한국 조선업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하고 이를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1만438명 중 86.81%인 9061명이 투표에 참여해 5384명(59.42%)이 찬성했다. 노조는 대의원 선거(26일) 등 내부 조직정비를 거친 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발생할지도 모를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같은 업종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쳐지면 경영효율을 내세운 사측의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김형균 정책기획실장은 “두 기업에서 겹치는 사업이 너무 많아 효율경영이라는 명분으로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1.5가 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고용불안은 필수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인수사업자인 현대중공업 내부의 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게 노조 측의 견해다. 지난 4년 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3만5000여 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군산조선소와 울산 공장도 가동률이 낮다고 주장한다. 김 정책기획실장은 “해양사업부는 일감이 없어 사실상 휴직 상태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9일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는 담화문을 내고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공동대표는 담화문에서 “이번 대우조선 인수 목적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한쪽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측에서는 노동자의 구조조정 걱정을 덜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조합원의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이미 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 90% 이상인 5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 중 92%가 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현대중공업 노조와 입장은 반대지만 명분은 같다. 수퍼 빅1 조선사가 탄생한다고 해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 수를 5만여 명에서 현재 2만7000명까지 줄였다. 

지역 사회에선 이들의 투쟁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업 불황을 버티고 회생의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노조가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해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마저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6년 조선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서서히 수주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데 두 기업의 파업이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우려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눈에 띄는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종 두 기업이 합쳐지는 것이 고용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노동자의 반발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조선업 시황이 조금씩 살아나며 일감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일부 분야에서는 인력 부족도 관측되고 있는 만큼 인력조정을 최소화하거나 유예하는 등의 단기적인 노력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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