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큰 불...타이어 40만개 태우고 13시간만에 주불 잡혀

지난 12일 오후 대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큰불이 났다.

이 불로 작업자 10명과 소방대원 1명 등 11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13일 오후 현재 대부분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쪽 2공장이 전소되고 타이어 40만개가 모두 탔다. 유독가스에 주민들이 대피하고 인근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다.

불길이 거세지면서 한때 공장 옆을 지나는 KTX 운행과 경부고속도로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지 13시간 만인 13일 오전 11시 초진을 완료해 주불을 잡았다.

송정호 대전소방본부 화재조사 대응과장은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건물이 붕괴하고 유독성 매연과 가스가 분출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주불이 진화된 상태로, 검은 연기도 사라졌고 불이 확산할 우려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화재 발생 8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2시10분부터 인접 지역의 가용 가능한 소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대응 3단계로 격상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헬기 9대와 장비 158대, 소방관 등 750명에 울산의 대용량 방사포 차량도 투입해 13시간 여만에 초진을 완료했다.

이번 화재는 1·2공장으로 나뉘어 있는 대전공장의 북쪽 2공장 가운데에 위치한 타이어 모양을 만드는 가류공정 내 성형 압출 기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 내 타이어 성형 압출기계에서 불이 나자 화재 경보가 울렸고, 공장 직원들이 불을 끄려 했지만 실패해 바로 119에 최초 화재를 신고했다는 것이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불은 2공장으로 번져 샌드위치 패널로 된 내부 8만7000여㎡가 전소됐으며, 물류동 내에 있던 40만개의 타이어 제품이 모두 탔다.

불이 날 당시 이 공장에서는 560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화재 경보를 듣고 모두 대피했다.

공장 안에 있던 작업자 10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소방대원 1명이 발목 등을 다쳐 치료받았다. 작업자 10명은 모두 귀가했으며, 나머지 직원들도 대피를 완료했다.

가류공정에서 시작된 불은 2공장 다른 쪽으로 빠르게 번졌지만 다행히 옆에 있는 1공장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2공장과 1공장을 연결하는 통로를 굴삭기를 이용해 부숴 끊었고, 불이 더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고무 타이어 수십만개가 타면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치솟는 검은 연기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주민 서모씨(53·대덕구 목상동)는 “화재로 발생한 그을음이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유리창 등에 눌어붙었고 타이어가 타면서 발생한 악취가 심해 집을 떠나 피신한 아파트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창문을 닫아놔도 연기가 계속 집으로 들어오고 고무 탄내도 심하게 나는 상황에서 아파트에 화재 감지기까지 작동하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장 인근 신탄진중과 신탄진중앙중은 이날 오전 재량휴업하기로 결정했고 대전이문고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전날 오후 11시20분부터 대전역과 오송역에서 우회 운행했던 경부선 상행선과 하행선 고속열차는 이날 오전 6시31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경부고속도로 양방향 남청주IC에서 신탄진IC 구간 통행 제한 조치도 이날 오전 5시 20분을 기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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