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되살린 전투기 조종사 "보고 싶었어요"…엄마는 오열

"조종사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이 없어요."
 
16년 전 야간비행 훈련 중 KF-16 전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 박인철 소령이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으로 부활해 어머니와 마주했다. 
 
고인은 1984년 3월 팀스피리트 훈련 중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아버지 고 박명렬 소령의 뒤를 따라 공군 조종사의 길을 걷다가 2007년 7월 그 역시 순직했다.
 
국방TV는 5일 '그날 군대 이야기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편에서 AI로 되살린 고 박인철 소령이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을 비롯한 생전의 그리운 인물들과 재회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원장은 "예전에 한 남자가 가상공간에서 죽은 아내와 만나는 모습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우리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16년만에 아들을 만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잠시 후 이 원장은 고인이 가상 인간으로 모니터 화면에 등장해 "엄마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자 "인철아 보고 싶었어"라고 답하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모니터 속의 가상 인간은 첨단 AI 기술로 얼굴 표정과 입 모양까지 정교하게 묘사해 실제와 다름 없을 정도였다. 
 
이 자리에는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절친한 동기 김상훈, 이두원 중령이 함께 나와 자신들끼리만 공유하는 과거의 추억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중령은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정말 인철이가 부르는 것 같아 실제로 만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 이선미 중령은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하신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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