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군 3명 숨진 ‘드론 공격’에 “대응 결정”…확전 위험이 변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40여명을 다치게 한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에 대한 대응 계획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단계적 대응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어떤 수단·범위·수위에서 보복을 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요르단 미군기지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계획이 마련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보복 공격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선택한 방법”으로 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단계적 접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에 걸친 여러 차례의 행동”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인 대응 계획 마련을 위해 28~29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을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향후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것은 이 결정에 따라 가자 전쟁의 확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군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 시리아·이라크 등에서 팔레스타인 쪽을 지원하려는 친이란 민병대한테 160차례 공격을 받았다. 그동안에도 공격 주체가 파악되면 보복 공습을 가했지만, 이번엔 개전 뒤 처음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대응을 하는지는 중동 정세 뿐 아니라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쪽에서는 친이란 민병대를 지원하는 이란 영토를 직접 타격하지는 않고 시리아에 주둔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공격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 함정을 타격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에 책임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무기 제공 등에 대한 책임을 이란에 물을 수는 있겠지만 이번 공격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또 “우리는 중동에서 더 광범위한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 난 그것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인 2020년 1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정예 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살해했다. 이달 초에는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부사령관 등을 사살했다. 미국은 그동안에도 이란을 직접 공격하기 보다 이란 영토 밖의 주요 표적을 겨냥해 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9일 중동에서 미군을 공격하는 세력을 억제하는 동시에 확전을 막는 “두 가지를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즉각적이고 확실한 응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전보다 더 강력한 보복에 나서면, 전면적인 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토멋 섀턴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엔비시(NBC)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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