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금투세 폐지 안하면 증시서 엄청난 자금 이탈"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3년 연장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강조하며 거대 야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디지털사회에서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반도체 기업에 대해 재정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 정부도 반도체 공장시설을 만들 때 전력과 용수시설, 공장건설이 속도감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제분야 지원도 부자·대기업 감세란 비판과 공격에 직면하면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국회도 설득하고 국민께 잘 말씀드려서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지원할 생각인데, 이 정도로밖에 답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적용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K칩스법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에 시설투자를 하면 15~20%의 세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그러나 이 법안은 올해 말 일몰이 된다. 법안 적용을 2030년까지 6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 역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개정안 통과가 실패하면 22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데다, 국정감사 등이 맞물려 있는 만큼 일몰 전 통과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구성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와 관련해선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아마 엄청난 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며 "14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금융투자 세금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아 금투세까지 얹히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이 무너지고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실물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앞으로 이 문제는 국회에 강력히 협조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펀드·채권·파생상품 등의 소득에 대해 2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앞서 여야는 현행 소득세법을 개정해 2023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2025년 1월로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국내증시 자금 이탈'과 개인투자자 손해를 이유로 폐지를 추진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금투세 폐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원내 과반(171석)을 점한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최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위기 상황에 부자 감세로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소득 격차만 늘리는 조세정책은 절대 용납 못한다"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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