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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도 감탄한 열아홉 소형준의 배짱투, 패전에도 KT 웃게 했다


창단 첫 가을 야구를 하게 된 KT 위즈가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1점 차 석패를 당했음에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졸 신인 소형준(19, KT 위즈)의 활약 덕분이었다.

KT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2-3 패배를 당했다. 이 날 경기 모든 득점은 8회 이후 나왔다. 8회 서로 2점씩을 주고 받은 두 팀 중 끝내 웃은 것은 9회 초 착실하게 주자를 3루로 보내 대타 김인태의 1타점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은 두산이었다. 1차전 MVP도 7.1이닝 2실점, 11탈삼진을 기록한 두산의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의 얼굴에서는 아쉬운 기색이 덜했다. 이유는 KT의 선발 투수 소형준 때문이었다. 이 날 소형준은 역대 최연소로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고, 노련한 두산 타선을 상대로 6.2이닝 무실점,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 정규 시즌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강했던 소형준이었지만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창단 후 팀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고, 상대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이었다.

1회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정수빈이 끈질긴 도루 시도 끝에 도루, 진루타로 3루 진루까지 성공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소형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2사 3루 위기에서 김재환을 상대로 140km/h 슬라이더를 던져 어렵지 않게 땅볼을 유도해냈다.

두산의 적극적인 주루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소형준의 투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는 평소와 달리 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좀 더 높인 소형준은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두산 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해냈다.

배짱 있는 범타 행진은 4회 김재환에게 2루타를 허용할 때까지 이어졌다. 노히트 행진이 멈춘 후에도 다시 두산 타자들은 소형준의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에 속수무책이었다. 두 차례 수비 실책도 있었지만 소형준은 아무렇지 않게 위기를 넘겼고, 신인답지 않은 소형준의 투구에 노련한 두산 타선도 후반이 갈수록 조급증을 보였다.

투구 수가 100개에 가까워지자 그제야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7회 소형준은 허경민, 박세혁에게 정타를 허용했고, 김재호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주권과 교체돼 물러났다. 주권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소형준의 첫 경기도 실점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비록 끝이 완벽하진 못했지만, 소형준이 물러날 때 KT 응원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두산과 대등한 승부를 가능케 한 어린 에이스를 향한 찬사였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후 소감을 묻는 말에 "강팀 두산을 상대로 경기 내용이나 분위기에서 밀릴 수 있었지만, (소)형준이의 호투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면서 소형준의 활약을 먼저 언급했다. 또, "더 이상 칭찬할 말이 없다"고 소형준에 대한 칭찬을 이어간 이강철 감독은 "솔직한 생각으로는..."이라고 잠시 뜸을 들인 뒤 "국보급 투수가 하나 나온 것 같다. 내 선수 때보다 잘 던진 것 같다"고 극찬했다.

웃음기는 없었지만 소형준에 대한 감탄사는 잠시 뒤 승장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서도 나왔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이강철 감독이 1차전 선발로 낸 이유가 있더라"라고 두산 타선이 소형준에 고전한 것을 인정하면서 "외국인 투수들도 있지만, 1선발로 봐도 손색이 없다. 마운드에서도 그렇고 잘 던지더라"라며 신인답지 않은 모습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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