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을 것"..'여자 안정환' 꿈꾸는 강수진
세종시 호수공원을 한참 걸어 들어가면 축구장이 하나 나온다. 12일 그곳에서 헤어밴드로 머리를 동여맨 한 여자 선수를 만났다. 훈련 내내 거친 몸싸움을 펼치던 그는 훈련이 끝나자 머리를 풀어헤쳤다.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여자축구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 중앙수비수 강수진(23)이다.
강수진은 “걸그룹 멤버만큼 예쁜 축구선수”로 불린다. 소셜미디어에는 가수 지효(트와이스)나 유나(잇지)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자주 올라온다. 최근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했는데, 크게 화제가 됐다. 일본의 한 스포츠매체는 “이민아(28·현대제철)에 이어 한국 여자축구 미녀 계보를 잇는 선수”라며 주목했다. 그는 “고마운 얘기지만, 스스로는 그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손사래 쳤다.
강수진의 키는 1m71㎝,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리버풀 중앙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1m93㎝)를 좋아한다. 이유를 묻자 “그냥 벽이니까”라며 웃었다. 같은 포지션인 점도 작용했을 거라 짐작했다. 제주 출신인 그는 초등학생(노형초) 때는 태권도를 했다. 가수도 꿈꿨다. 대학(고려대) 시절엔 학내 노래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복면가왕’처럼 얼굴을 가리고 에일리 노래를 불렀다.
축구에 빠진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강수진은 “활동적인 데다, 조기축구를 하던 아빠, 축구선수 출신인 오빠(강관우·25)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축구부가 있는 울산으로 전학했다. 그렇게 홀로 축구를 시작했고, 유소년(13세 이하), 청소년(16세 이하) 여자대표팀에도 뽑혔다. 대학 시절, 남학생에게 인기가 높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가면 “누가 소개해달라고 하더라”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남자를 사귀지는 않았다. 그는 “운동하고 영어 스터디하면서 지내다 보면 외로울 틈이 없다”고 말했다.
강수진은 대학 4학년 첫 대회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그의 오빠도 독일 하부리그에서 뛰다가 세 차례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운동을 접었다. 오빠처럼 축구를 관둬야 하나 싶었다. 혹시나 하고 지난해 12월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5라운드에 스포츠토토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를 뽑은 이지은 감독은 “훈련 때 보면 분위기 메이커다. 하지만 대학과 실업은 수준이 다르다. 주전이 될 수 있을지는 본인 노력에 달렸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예능에서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은 강수진에게 “종목마다 요정은 많았지만, 진정한 요정으로 남은 사람은 몇 명 없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축구 실력보다는 외모 때문에 주목받는 그도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그는 “난 아직 데뷔전도 안 한 처지다. (외모로도 주목받았던) 안정환 선수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고, 이민아 선수도 자신의 실력으로 여자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두 사람처럼 (외모뿐 아니라 실력으로도) 인정받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WK리그는 다음 달 15일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강수진은 “지난달 14일부터 4주간 팀 훈련을 못 했다. 대신 홈 트레이닝을 했다. 팀이 연고지를 경북 구미에서 세종으로 옮겨 새 출발한다. 예능은 여자축구를 알리려고 나갔다. 다음에는 축구 그 자체로 여자축구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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