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vs 돌아온 나폴레옹..선제골이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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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vs 돌아온 나폴레옹..선제골이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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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아드보카트 감독, 이라크 지휘봉
손흥민 포함한 스리톱 가능성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왼쪽)이 훈련에 앞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손흥민은 2006년 한국 사령탑이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전의 키플레이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을 치른다. 15년 전 한국을 지휘했던 딕 아드보카트(74·네덜란드)가 적장이 되어 돌아왔다.

2006년 그가 이끌었던 대표팀은 독일월드컵에서 토고를 꺾었고, 프랑스와 비기는 등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9개월 만에 한국을 떠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후 제니트(러시아), 네덜란드 감독, 페예노르트(네덜란드) 감독을 맡은 뒤 지난 5월 축구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프리킥 골을 터트린 이천수가 아드보카트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중앙포토]


키 1m70㎝에 나폴레옹을 닮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작은 장군’이라 불렸다. 그가 한국 대표팀을 맡을 때 통역을 담당했던 박일기 대한축구협회 전략기획팀장은 “2019년 핌 베어백 전 한국 대표팀 코치 장례식장에서 재회한 적이 있다. ‘리틀 제너럴’ ‘나폴레옹’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여전히 화통했다. 터프해 보이지만, 장난도 많이 치고 유머러스했다. 은퇴 후 가족과 시간 보내겠다고 했는데, 지난달 이라크 대표팀을 맡았다”고 했다.

박 팀장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제니트로 떠날 때 이호와 김동진을 데려갔다. 전술적으로는 4-3-3 포메이션을 썼고, 토고전에는 스리백으로 변칙을 적용했다. 그때와 지금의 이라크를 비교하기 어렵지만, 당시 모습이라면 여전히 공격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15년 전 한국을 지휘했던 딕 아드보카트가 적장이 되어 돌아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에 더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이라크가 이번 원정경기에서 수비를 강화할지, 공격으로 맞불을 놓을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은 이라크와 상대 전적이 7승 11무 2패로 우세하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4승 6무)지만, 대체로 접전을 펼쳐왔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라크는 2012년 아시아 19세 이하 선수권에서 한국과 우승을 다퉜고, 이듬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을 꺾고 4강까지 올랐다. 당시 멤버들이 A대표팀에 남아있다. 이라크는 평균적으로 기본기가 상당히 괜찮다”며 “모하나드 알리(알두하일)는 돌파력과 센스를 겸비한 공격수고, 윙백 알리 아드난(밴쿠버) 등은 한국을 잘 안다. 스웨덴 청소년 대표 출신 미드필더 아미르 알 아마리(할름스타드), 미국 출신 윙어 저스틴 메람(레알 솔트레이크)이 소집됐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이 해외에 있는 이라크 선수들을 불러 모은 건 총력전을 펴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라크 주전 골키퍼 잘랄 하산이 부상으로 빠졌다. 스물한 살 나이에 A매치 17골이나 터트린 공격수 모하나드 알리는 유럽팀 이적을 추진하다가 뒤늦게 한국에 도착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1일 이라크에 대해 “상대에 따라 포백과 파이브백을 써왔고, 새 감독(아드보카트)이 데뷔전에서 빌드업(공격전개) 등 다른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세컨드 볼 플레이와 수비도 적극적”이라며 경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은 제 기억 속에 아름다운 나라다. 축구는 15년 전과 비교해 아주 많이 발전했다. 조에서 본선에 진출할 유력후보다. 하지만 한국이 어려운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중동 국가 특유의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침대 축구’에 대해 그는 "우리는 프로페셔널한 팀이고 시간 낭비하는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중요한 건 선제골이다. 홈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황의조(29·보르도) 원톱 공격수가 아니라, 손흥민(29·토트넘)과 이재성(29·마인츠)으로 구성한 스리톱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에야 합류한 손흥민과 황의조 등 유럽파 선수들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은 1일과 2일 오전뿐이다. ‘캡틴 박’ 시절 박지성(40)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도우미, 대표팀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반면 토트넘(잉글랜드) 주득점원인 손흥민은 최근 대표팀에서 수비가 몰리다 보니 도우미를 자처했다. 지난 6월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는 페널티킥 결승 골을 터트리며 해결사로 나선 바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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