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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아니야?"..군대간 월드컵 영웅들, 진땀 제대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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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태극전사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뻔 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들이 한꺼번에 모여 대한민국 육군 장병들을 격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군대스리가'의 인기몰이가 상한가를 향해 치솟고 있다. 설기현 이천수 송종국 김정우 정경호 김용대 조원희 등 월드컵에 참가했던 스타들에 여자축구 선수 유가은이 합류하면서 구성된 지구방위대FC가 버거&치킨 전문 브랜드 '맘스터치' 후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군대스리가FC는 계룡대와 KCTC 등에 이어 이번엔 1950년 6.25 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뒀던 제6보병사단 청성부대를 찾아 '한판 승부'를 벌였다.

H ENT 제공

"전투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명성이 자자한 부대인 만큼 군대스리가FC를 구성하는 태극전사들도 잔뜩 긴장했다. 예측이 매번 빗나가 '설펠레'란 별명을 새로 갖게 된 설기현부터 "쉽지 않다. 상대가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걱정했다. 송종국은 "(청성부대가 장병 선수들에게)이기면 일주일 휴가 준다고 해서 눈빛이 다르다"며 "경기장이 잔디도 아니고, 맨땅이면 차라리 나은데 돌밭"이라고 거들었다. 김정우는 "몸이 안 좋다. 근육이 늘어났다"며 부상 투혼을 알렸다. 다만 군대스리가에서 특유의 골 감각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는 이천수가 "오늘도 3골 넣어야죠"라며 자신감을 유지했다.

이천수-정경호 투톱에 조원희와 현영민이 뒤를 받친 군대스리가FC는 상대가 '다소 약한' 라인업을 꺼낸 전반에만 3골을 퍼부었다. 현영민은 자신의 오른발 코너킥이 상대 골키퍼 넘어 그대로 골로 연결되는 진기명기를 선보였다. 두 번째 골 주인공은 이천수였다. 이번엔 현영민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는데 상대 골키퍼가 놓치자 이천수 트래핑한 뒤 빈 골문에 천천히 차 넣었다. 득점 장면은 허무했지만 갖가지 세리머니로 장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반전 마지막 골은 골키퍼 김용대가 도우미로 나섰다. 역습 때 그가 길게 찬 볼을 정경호가 일대일 찬스에서 잡아 골로 완성했다.

하지만 군대스리가FC는 들뜨지 않았다. 청성부대FC가 선수 출신 5명이 포함된 후반전 막강 라인업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김용대도 "후반 애들이 잘할 것 같아"라고 분석했다. 심진선 사단장(소장)은 후반 멤버들을 불러모아 "질 수 있지만 뛰지 않고 지면 용서할 수 없다. 저 사람들 다 40대다. 몸으로 막고, 둘이서 협력해 막자"고 강하게 주문했다. 김용대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고 특히 청성부대FC의 골잡이 우관제 중위가 맹위를 떨쳤다. 우 중위는 후반 킥오프 30초 만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기습 슛으로 골을 넣더니, 동료 선수의 헤딩 패스를 오른발 발리슛으로 쏘아올려 순식간에 2-3까지 따라붙었다. 우 중위는 경례 세리머니로 전반에 떨어졌던 청성부대 장병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박진감이 더해지는 순간 찬물을 끼얹은 선수가 바로 이천수였다. 기습적인 왼발 슛을 시도, 골망을 출렁이면서 군대스리가FC는 4-2로 달아났다. 결국 혈투는 군대스리가FC가 가까스로 4-3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끝났다. 비록 졌지만 심 소장도 청성부대FC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한 듯 박수 치며 노고를 치하했다.

H ENT 제공

축구에서 가장 박진감 넘친다는 펠레스코어(3-2)에서 한 골씩 더 터져 재미가 업그레이드된 군대스리가 청성부대편은 '터치플레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TV에서 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축구 경기 때 군대스리가FC가 한 골씩 넣을 때마다 50만원, 족구 경기 땐 군대스리가FC가 승리할 때마다 100만원이 각각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으로 적립된다. 이번 청성부대편에선 총 200만원이 적립됐다. 적립금은 오는 10월 지상군 페스티벌 때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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