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이겼는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던 대표팀의 귀국
25년 만의 승리를 안고 돌아온 농구 대표팀. 하지만 그들은 흔한 꽃다발 하나 받지 못했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이 9일 입국했다. 열흘 간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마친 대표팀은 이날 오후 5시경 광저우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 터미널을 통해 돌아왔다.
25년 만의 승리라는 귀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대표팀이다. 지원 부족 논란과 잇따른 부상 속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비난 포화를 맞으면서도 마지막 경기인 코트디부아르전에서 8명으로 승리를 챙기며 팬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그러나 9일 대표팀의 입국 현장은 이상하리 만큼 조용했다. 대표팀의 입국 정보에 대한 협회 차원의 사전 공지가 전혀 없었던 탓인지 농구 팬들은 극소수만이 자리를 찾았다. 모두 발품을 팔아 입국 시간을 알아낸 팬들이었다. 그 외에는 선수들의 소속팀 관계자와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표팀의 입국 사실을 전해야 할 언론조차도 대표팀이 타고 올 비행기와 대표팀의 입국 시간을 직접 물어서 확인해야 했을 정도로 미리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었다. 열흘 동안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온 선수들의 입국 현장이라기엔 너무 초라하고 고요했다. 이보다는 더 환영받아야 마땅한 선수들이었다.
방열 회장을 비롯한 몇몇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가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선수들과 마주한 장면에서도 흔한 꽃다발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수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와 도열하자 방 회장은 격려를 담은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 선수들과 악수를 한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선수들이 짐을 찾느라 게이트를 나오는 시간이 지체되자 모 협회 관계자는 "뭐 하느라 이렇게 안 나오냐"라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한국 농구는 위기에 처해 있다. 관심도가 낮고, 그나마 관심을 가지는 팬들도 시선이 썩 좋지 않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때로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어쨌든 25년 만의 소중한 월드컵 승리를 안고 돌아왔다. 월드컵 출전 이후 겪을 비난 여론을 알면서도 대표팀을 위해 여름을 통째로 희생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입국 직후 그들이 마주한 것은 몇 마디 격려사와 악수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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