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슬라이더·류현진 커터…플로리다 흔드는 두 마구
한국 야구의 위력 보여준 김광현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 경기 개막전. 5회 초 등판한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의 '코리안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과거 KBO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대표 라이벌이었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가지고 리그를 점령했다. 야구팬들은 두 선수의 두 구종을 가리켜 '마구'라 부르며 누구의 주무기가 더 강한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쟁 구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졌지만, 두 선수는 올 시즌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특정 구종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제2의 필살기로 활용하고 있는 '컷 패스트볼', 김광현은 '슬라이더'로 메이저리그 구성원들을 매료시켰다.
류현진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던지나 볼까?'(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류현진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캐치볼 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0.2.24
2013년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주로 활용했던 류현진은 컷패스트볼을 연마해 제2의 구종으로 키웠다.
좌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 기준 바깥쪽 아래로 뚝 떨어지는데, 우타자 기준 안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컷패스트볼을 익혔다.
컷패스트볼은 직구와 비슷한 구속으로 날아가다 타자 앞에서 살짝 휘는 변형 직구인데, 손가락의 힘과 그립 차이에 따라 변화 각도와 방향이 바뀐다.
컷패스트볼을 장착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류현진의 컷패스트볼은 소속팀 토론토 구성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토론토 선발 자원 라이언 보루키, 트렌트 손턴과 피트 워커 투수 코치는 지난 17일 류현진이 불펜 피칭을 마치자 가까이 다가와 컷패스트볼 그립과 던지는 방법을 물어봤다.
사인해주는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와의 시범 경기 개막전을 마친 뒤 퇴근하며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0.2.23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광현의 명품 슬라이더도 시선을 끌었다.
김광현은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 등판해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했다.
그는 탈삼진 2개를 모두 슬라이더로 잡았다.
김광현은 첫 타자 라이언 코델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1사 1루에서 만난 제이크 해거를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활용해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좌완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140㎞대 후반의 속도로 날아가다 우타자 기준 몸쪽 아래로 급격히 휜다.
직구와 구속 차이가 거의 없어 타자로선 구별하기가 어렵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직접 본 메이저리그 구성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굉장히 훌륭한 슬라이더를 던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김광현의 공을 받은 포수 앤드루 키즈너는 "김광현이 좋은 슬라이더를 던져 계속 같은 구종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마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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