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논란' 세메냐 "200m로 종목 변경해 올림픽 출전하겠다"
세계육상연맹과 법정 다툼을 하는 캐스터 세메냐[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남성호르몬 수치'를 놓고 세계육상연맹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캐스터 세메냐(29·남아프리카공화국)가 200m로 종목을 바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세메냐는 1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200m 전향 출사표'를 올렸다.
그는 "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 800m 2연패에 도전할 수 없다. 하지만 난 늘 높은 수준의 세계 대회 출전을 열망한다"며 "200m 경기에 출전해 도쿄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도전을 즐긴다. 이번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세메냐의 '도쿄올림픽 도전 출사표'[세메냐 인스타그램 캡처]
세메냐는 여자 육상 800m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세계육상연맹은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가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려면 약물 투여 등의 조처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5n㏖/L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이다.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공개한 적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가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7∼10n㏖/L로 예상한다.
세메냐는 약물 투여 등을 거부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세계육상연맹을 제소했다.
재판은 올해 8월에나 끝날 예정이다.
스위스 연방법원이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세메냐는 세계육상연맹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세메냐는 주 종목인 800m에 출전하지 못한다.
여자 육상 중거리 스타 세메냐[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세메냐는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한다. 절대로 약물 투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800m에만 나설 생각이다. 주 종목 출전이 막히면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은 종목을 바꿔서라도 출전하고 싶은 무대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도 출전할 수 있는 종목 중 200m를 택했다.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기준기록은 22초80이다. 세메냐는 2020년 6월 29일까지 이 기록을 통과해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중거리 선수인 세메냐의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24초26이다. 세메냐는 200m 훈련에 전념하면 기록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자신한다.
세메냐가 '도쿄올림픽 도전'을 선언하면서 육상계의 시선이 다시 그를 향해 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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