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국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 고집을 꺾었다. IOC는 23일 성명을 내고 “향후 4주 동안 올림픽 일정 연기를 포함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연기 논의’지만 캐나다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 등이 7월24일 개막하는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연기 결정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올림픽 연기를 결정하는 데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 올림픽 준비가 잘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은 IOC 집행부로 하여금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또 “현재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꼭 필요한 경기장들이 잠정 폐쇄된 상황이다. 총 숙박일수로 수백만일이 넘는 호텔 예약 문제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올림픽 33개 종목의 각종 국제 대회 일정과의 관계도 복잡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장 폐쇄 문제는 올림픽 연기의 큰 이유 중 하나다. 훈련이 금지되고 대회 준비를 할 수 없다.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가리는 대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촘촘하게 짜인 각종 국제대회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다. 대회 일정뿐만 아니라 미뤄진 올림픽 일정에 따라 예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면 기존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선수들의 형평성도 문제가 된다.

최상위 엘리트 스포츠에서 나이 차이 ‘한 살’은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의 공정성을 위해 미래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올림픽을 둘러싼 각종 산업도 직격탄을 맞는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직후 일본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올림픽 특수마저 사라진다면 호텔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이미 예약이 끝난 총 숙박일수 수백만일의 환불 등을 처리하는 일도 심각한 문제다.

올림픽 스폰서와 중계권 문제도 풀어야 할 난제다. 삼성을 비롯해 구글, 코카콜라, 도요타 등 국제적인 기업들이 IOC에 매년 2500만달러 이상을 지급한다. 올림픽이 미뤄지면 후원 효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IOC의 ‘연기 논의 방침’이 발표되자 코카콜라의 국제 후원 책임자인 리카로도 포트는 트위터에 “IOC가 그들의 옵션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올바른 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그 결정이 무엇이든 그것은 특정 국가나 연맹의 압박이 아니라 명백하게 사실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고 적으며 IOC의 향후 결정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의 NBC가 IOC에 낸 도쿄 올림픽 중계권료 14억5000만달러도 연기 결정의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겨울로 연기할 경우 NBC가 중계하는 다른 대형 이벤트들과 겹친다.

IOC는 논의 시한을 4주로 결정했다. 4월 중순이면 2020 도쿄 올림픽의 운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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