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올림픽 축구 정년 23세… 1997년생 비운의 세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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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10:49
도쿄올림픽 1년 연기되면 23세 나이 제한 걸려 못 나가
이동경·백승호 등 못 볼수도
프로야구는 올림픽 휴식기 없어 늦게 출발해도 리그 진행 숨통
일본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정식 개최 연기 방안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캐나다·호주 등 일부 국가가 이미 보이콧 선언을 하는 등 역풍이 거세 사실상 연기가 불가피한 쪽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스포츠계도 올림픽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축구 1997년생은 비운의 세대인가
백승호(왼쪽), 이동경
도쿄올림픽이 해를 넘어 치러지면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엔 비상이 걸린다. 남자 축구는 와일드카드 3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15명은 23세 이하여야 한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해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나선 23명 전원은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였다.
도쿄올림픽 개최가 2021년으로 밀릴 경우 원칙적으로 199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지난 AFC 챔피언십에서 뛴 11명을 포함한 1997년생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게 된다.
대회 MVP 원두재(23·울산)와 8강전 '극장 골'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이동경(23·울산)이 나이 제한에 걸린다. 주전 골키퍼 송범근(23·전북)과 수비의 핵심 정태욱(23·대구), 유럽파 백승호(23·독일 다름슈타트)도 기회를 잃는다.
만약 개최가 2년 연기되면 조규성(22·전북)과 이상민(22·이랜드), 김진야(22·서울) 등 1998년생들도 '정년'을 넘어선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영웅 이승우(신트트라위던)도 1998년생이다.
그나마 작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오세훈(21·상무)과 엄원상(21·광주) 정도가 연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강인(19·발렌시아)은 2024 파리올림픽도 나갈 수 있는 연령이다. 다만 대회가 연기되어도 IOC와 FIFA(국제축구연맹)가 형평성 차원에서 올해 23세인 선수들은 예외적으로 올림픽 개최 연도와 상관없이 뛰게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야구는 일정 소화엔 유리
역대 올림픽 최후의 금메달 국가로 역사에 남아 있는 한국 야구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금메달을 목표로 한 대표팀의 일정이 1년 미뤄지는 대신, 아직도 개막이 불투명한 시즌 일정 소화에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 이대로 갈까 - 23일 도쿄 시내의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 화면 앞에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서 있는 모습.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상 연기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선수들을 먼저 고려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와 호주는 같은 날 "선수들을 이번 여름에는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올림픽이 정상 개최가 어렵고 연기하기로 결정한다면, 현재로선 1년 연기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AP 연합뉴스
만약 올림픽이 정상 개최된다는 가정 아래 4월 중순에 시즌이 시작되면 11월 말까지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 편성도 추진해야 할 만큼 빠듯하다. 특히 11월이면 기온이 뚝 떨어져 '가을 야구'가 아닌 '겨울 야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팀 간 형평성 문제 때문에 3주간 올림픽 휴식기도 섣불리 없애지 못한다.
KBO 관계자는 "돔구장인 고척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 올해 대관 예약이 다 끝난 상태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 휴식기 없이 리그를 그대로 이어가 시즌 종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야구는 남자 축구와 달리 대회 참가에 연령 제한이 따로 없어 대회 개최 시기에 큰 의미는 없다.
◇"대표 선수 집중력 떨어져"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아마 종목은 IOC 최종 방침까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과 올림픽 연기설이 겹치며 선수들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고 한다.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지금까지 획득한 올림픽 랭킹 포인트 처리 등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종목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종목이 올림픽 레이스 막바지였기 때문에 대회가 연기되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포인트를 그대로 두고 특정 시점에 나머지 예선 일정을 재개하는 등 종목별로 대책을 마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선수들과 지도자의 의견을 수렴해 훈련 집약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선수촌 운용 시스템 개선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장민석 기자] [문현웅 기자]
이동경·백승호 등 못 볼수도
프로야구는 올림픽 휴식기 없어 늦게 출발해도 리그 진행 숨통
일본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정식 개최 연기 방안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캐나다·호주 등 일부 국가가 이미 보이콧 선언을 하는 등 역풍이 거세 사실상 연기가 불가피한 쪽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스포츠계도 올림픽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축구 1997년생은 비운의 세대인가
백승호(왼쪽), 이동경
도쿄올림픽이 해를 넘어 치러지면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엔 비상이 걸린다. 남자 축구는 와일드카드 3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15명은 23세 이하여야 한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해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나선 23명 전원은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였다.
도쿄올림픽 개최가 2021년으로 밀릴 경우 원칙적으로 199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지난 AFC 챔피언십에서 뛴 11명을 포함한 1997년생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게 된다.
대회 MVP 원두재(23·울산)와 8강전 '극장 골'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이동경(23·울산)이 나이 제한에 걸린다. 주전 골키퍼 송범근(23·전북)과 수비의 핵심 정태욱(23·대구), 유럽파 백승호(23·독일 다름슈타트)도 기회를 잃는다.
만약 개최가 2년 연기되면 조규성(22·전북)과 이상민(22·이랜드), 김진야(22·서울) 등 1998년생들도 '정년'을 넘어선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영웅 이승우(신트트라위던)도 1998년생이다.
그나마 작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오세훈(21·상무)과 엄원상(21·광주) 정도가 연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강인(19·발렌시아)은 2024 파리올림픽도 나갈 수 있는 연령이다. 다만 대회가 연기되어도 IOC와 FIFA(국제축구연맹)가 형평성 차원에서 올해 23세인 선수들은 예외적으로 올림픽 개최 연도와 상관없이 뛰게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야구는 일정 소화엔 유리
역대 올림픽 최후의 금메달 국가로 역사에 남아 있는 한국 야구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금메달을 목표로 한 대표팀의 일정이 1년 미뤄지는 대신, 아직도 개막이 불투명한 시즌 일정 소화에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 이대로 갈까 - 23일 도쿄 시내의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 화면 앞에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서 있는 모습.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상 연기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선수들을 먼저 고려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와 호주는 같은 날 "선수들을 이번 여름에는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올림픽이 정상 개최가 어렵고 연기하기로 결정한다면, 현재로선 1년 연기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AP 연합뉴스
만약 올림픽이 정상 개최된다는 가정 아래 4월 중순에 시즌이 시작되면 11월 말까지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 편성도 추진해야 할 만큼 빠듯하다. 특히 11월이면 기온이 뚝 떨어져 '가을 야구'가 아닌 '겨울 야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팀 간 형평성 문제 때문에 3주간 올림픽 휴식기도 섣불리 없애지 못한다.
KBO 관계자는 "돔구장인 고척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 올해 대관 예약이 다 끝난 상태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 휴식기 없이 리그를 그대로 이어가 시즌 종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야구는 남자 축구와 달리 대회 참가에 연령 제한이 따로 없어 대회 개최 시기에 큰 의미는 없다.
◇"대표 선수 집중력 떨어져"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아마 종목은 IOC 최종 방침까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과 올림픽 연기설이 겹치며 선수들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고 한다.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지금까지 획득한 올림픽 랭킹 포인트 처리 등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종목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종목이 올림픽 레이스 막바지였기 때문에 대회가 연기되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포인트를 그대로 두고 특정 시점에 나머지 예선 일정을 재개하는 등 종목별로 대책을 마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선수들과 지도자의 의견을 수렴해 훈련 집약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선수촌 운용 시스템 개선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장민석 기자] [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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