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어디부터 잘못됐을까.

두산 베어스는 8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10-8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이영하와 KIA 이민우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는 오가는 볼넷과 '상식적이지 않은' 플레이들 속에 난전으로 진행됐다.

'깔끔'했던 것은 1회 뿐이었다. 1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친 양팀은 2회부터 많은 주자를 출루시키며 긴 승부를 시작했다. 양팀은 거의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고비마다 '무언가'가 나오며 빅이닝은 이뤄지지 않았다. 2회 최주환의 선제 솔로포로 리드한 두산은 1사 1,2루 찬스에서 박세혁과 이유찬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KIA는 4회초 무사에서 3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지만 1사 후 고장혁이 어이없는 오버런을 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매끄럽지 못한 수비로 5회말 동점을 허용한 KIA는 6회초 무사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고장혁을 대신해 대타로 나선 황대인이 5-2-3 병살타를 기록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6회말 김인태의 대타 역전 3점포로 경기를 뒤집은 두산은 2사 1,3루 찬스에서 3루 주자 박건우가 어이없는 홈스틸을 시도하다 아웃돼 빅이닝 기회를 놓쳤다.

8회에도 어이없는 플레이는 이어졌다. 두산은 8회초 2사 후 3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최주환-김재호 키스톤 콤비가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며 더블플레이에 실패했고 1사 1,2루에서 등판한 홍건희는 볼넷 2개와 사구 2개로 사사구로만 3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에는 KIA가 화답했다. 1사 만루에서 최주환이 우익수 방향 깊은 뜬공을 날렸고 KIA 우익수 터커가 공을 잡았다가 놓쳐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두산은 9회초 2루수 서예일이 어이없는 송구를 하기도 했다.

난타전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매 이닝 공수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는 경기는 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운드는 사사구를 남발하며 '공짜 진루'와 '공짜 점수'를 헌납했고 야수진은 어이없는 수비로 이를 거들었다. 타선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시즌 승률 5할 이상을 기록 중인 두 팀이 이런 경기를 펼쳤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누가 잘못한 것인지 따지기도 어렵다. 이쯤되면 양팀이 '재난 지원 득점'을 받았다고 할 만하다.

그야말로 '자살 매치'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은 이날 경기는 마지막에 조금 더 집중력을 보인 두산이 승리하며 4시간 10분만에 끝났다. 과연 두 팀은 26일 2차전에서는 어떤 경기력을 보일까.(사진=홈스틸을 시도한 박건우)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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