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임 단장의 1년 “승격의 숨은 주역? 제 배역은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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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10:50
1월 16일 제주 유나이티드가 들썩였다. 그날 제주는 울산 현대 김현희(45) 사무국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김 단장은 선수 출신이 아니다. 첫 직장도 프로축구단이 아니었다. 유통업계에서 일하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부산 아이아크와 인연을 맺었다. 2005년 홍보업무로 축구계 일을 시작한 김 단장은 매니저, 전력강화팀장, 홍보마케팅팀장 등을 경험했다. 2014년 12월엔 울산에서 K리그1 최연소 사무국장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2 정상에 올랐다. 강등 1년 만에 K리그1 복귀를 확정했다. 승격 주역으론 광주 FC(2014), 성남 FC(2018)에 이어 세 번째 승격을 일군 남기일 감독과 선수들이 첫 손에 꼽힌다. 그리고 김 단장의 이름이 나온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힘을 썼다는 평가다. 엠스플뉴스가 김 단장을 만났다.
-“승격의 숨은 주역이라고요? 내 배역은 조연입니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2020시즌 K리그2 정상에 올랐습니다. 강등 1년 만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습니다. 축구계는 제주 승격의 숨은 주역은 김현희 단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에요. 승격을 일군 건 코로나 시대에도 흔들림 없이 뛴 선수들입니다. 밤낮없이 더 나은 팀을 만들기 위해 힘쓴 남기일 감독님과 코치진의 공도 크고요. 단장은 프로축구단의 주연이 아닙니다.
단장은 주연이 아니다?
단장과 프런트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주연 배우들을 더 빛나게 해주는 조연이죠(웃음). 선수에게 빛이 나야 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을 겁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찾는 분들이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게 제가 할 일입니다.
2005년 축구계에 입문해 홍보업무와 전력 강화 팀장 등을 맡았습니다. 2014년 12월엔 39살의 나이로 울산 현대 사무국장에 선임됐죠. K리그 최연소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제주 단장을 맡은 건 1월부터입니다.
배우고 느낀 게 많은 1년입니다. 축구계엔 “감독은 참 외로운 직업”이란 말이 있죠? 단장도 만만치 않습니다(웃음). 지난해까진 의견을 내고 구단의 결재를 받는 위치였어요. 자료를 준비하고 구단의 결정을 돕는 역할이었죠. 단장은 다릅니다.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때가 많아요.
예를 든다면?
대표적인 게 선수 영입이죠. 감독의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를 찾아서 데려와야 합니다. 영입 선수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죠. 단장이란 직책이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까진 일할 때 과감했어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추진했죠. 단장직을 맡은 후론 무슨 일이든 수천 번 고민한 것 같아요.
수천 번 고민했다?
잘못된 선택이 팀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처리하든 신중해야 해요. 내가 소홀하게 생각한 일이 누군가에겐 아주 큰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요. 구단엔 실무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있습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도 많죠. 두 귀를 쫑긋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웃음).
원활한 소통이 올 시즌 제주의 숨은 힘이었군요.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 역시 단장의 역할이죠. 올 시즌 제주가 승격하기 위해선 남기일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남 감독이 마음 편히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팀이 승격을 일굴 수 있다고 봤죠.
이유가 있습니까.
남 감독은 광주 FC(2014년)와 성남 FC(2018년)에서 K리그1 승격을 일군 경험이 있습니다. K리그1에서도 잔류에 성공했어요. 여러 차례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감독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죠.
남 감독을 어떻게 도왔습니까.
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똑같을 순 없습니다. 아주 뛰어난 선수의 영입을 추진할 때도 생각이 달라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란 선수의 이적료가 10억 원입니다. 남 감독은 A의 영입을 강하게 원해요. 구단 고위층에선 그 돈으로 K리그에서 기량을 증명한 B, C, D 선수의 영입을 원할 수 있는 겁니다. 고위층을 설득해서 남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인 거죠. 올 시즌엔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떤?
올 시즌 출발이 안 좋았습니다. 5월 9일 홈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죠. 이후 2경기에선 모두 패했습니다. 축구계가 올 시즌 K리그2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지만 개막 3경기째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거예요. 대표이사님을 찾아가 말했죠.
뭐라고 했습니다.
제가 “아직 시즌 초반입니다. 믿고 기다리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어요. 남 감독에겐 “이제 시작을 시작했다. 부담가질 필요 없다”고 했죠. 팀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남 감독은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이란 결과물을 만들었죠.
올 시즌 개막이 코로나19로 69일 밀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많았죠(웃음). 제주에 프로스포츠단은 프로축구단 하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였어요. 선수들이 아주 힘들었을 겁니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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