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 진출 노렸던 윤빛가람, 울산에서 ACL MVP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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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국’ 진출 노렸던 윤빛가람, 울산에서 ACL MVP 받았다


2020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MVP(최우수선수)는 울산 현대의 우승을 이끈 윤빛가람(30)이었다. 최진철(2006년), 노병준(2009년), 이동국(2011년), 이근호(2012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5번째 MVP 수상이다. 
 
윤빛가람은 1월 31일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의 2020년 첫 일정인 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FC 도쿄전을 11일 앞두고서다. 
 
윤빛가람은 2019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처음엔 중국이나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란 변수가 생기면서 울산 입단을 선택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중국, 미국 복수 구단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윤빛가람에게 관심을 보였다”며 “울산이 중국, 미국 구단들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한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울산은 30대에 접어든 윤빛가람에게 4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코로나19로 국외 팀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윤빛가람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전했다.“ 앞의 관계자의 얘기다. 
 
- 울산에 합류한 윤빛가람, 우승 도전을 위해 울산 이적을 선택했지만... -
 
윤빛가람이 10월 25일 전북 현대전에서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은 2010년 경남 FC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다. 첫해부터 9골 7도움(29경기)을 기록하며 신인상(현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같은 해 8월 11일 나이지리아와 친선경기에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윤빛가람은 이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윤빛가람은 K리그 통산 306경기에서 뛰며 51골 41도움을 기록했다. 축구계는 윤빛가람을 K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평가한다. 
 
그런 윤빛가람이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또 있었다. 우승이다. 윤빛가람은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우승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울산은 2020시즌을 앞두고 이청용, 조현우, 고명진 등을 영입하며 우승 의지를 나타냈다. 
 
윤빛가람의 시작은 경쾌했다. 윤빛가람은 5월 9일 상주 상무와 2020시즌 K리그1 1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득점을 기록했다. 윤빛가람의 활약에 힘입은 울산은 4-0으로 대승했다. 
 
2020년 윤빛가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 울산 관계자는 “연습경기 때부터 구단 직원들을 놀라게 한 선수가 둘 있었다”며 “윤빛가람, 이청용이 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일찍부터 ‘천재’로 불린 선수들이다. 이유가 있었다. 지켜보는 이들의 예측을 깬 패스, 슈팅 등이 끊임없이 나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생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했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K리그1 24경기에서 뛰며 4골을 기록했다. 윤빛가람은 울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압박과 수비 가담도 철저히 했다. 윤빛가람의 플레이에서 우승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다. 울산은 10월 25일 홈(문수월드컵경기장)을 시즌 K리그1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2위 전북 현대였다. 울산은 전북과 승점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8점이나 앞섰다. 
 
울산은 전북전을 포함해 2경기가 남은 상태였다. 울산은 전북과 2020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15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전반 22분과 후반 추가 시간 울산 윤빛가람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윤빛가람의 장기인 프리킥이었다. 윤빛가람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 구석을 향했다. 하지만, 윤빛가람의 킥은 두 번 모두 골대를 때렸다. 울산은 모두 바로우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졌다. 올 시즌 K리그1 우승 경쟁의 승자가 결정 난 경기였다. 
 
- ‘중국·미국’ 진출 노렸던 윤빛가람, 울산에서 ACL MVP 받았다 -
 
12월 19일 ACL 결승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는 윤빛가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은 주저앉지 않았다. 2020년 마지막 대회인 ACL 정상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아끼지 않았다. 
 
윤빛가람은 펄펄 날았다. 조별리그 2차전 상하이 선화(중국)와 경기를 시작으로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페르세폴리스(이란)와 결승전에선 선제골을 허용한 지 4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빛가람은 “ACL 우승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의미 있는 날로 남을 것 같다”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똘똘 뭉쳐 아시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단을 대표해 MVP를 받았다. 혼자만의 힘으론 받을 수 없는 상이다. 올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신뢰를 보내준 김도훈 감독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현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더 땀 흘리겠다.” 윤빛가람의 말이다. 
 
윤빛가람은 12월 19일 ACL 결승전을 끝으로 2020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긴 휴식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내년 2월 1일부터 11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 
 
윤빛가람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며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코로나19로 긴 시간 팬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ACL 결승전은 유관중으로 진행됐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 덕분에 더 재미난 경기를 했다. 동시에 울산 팬들이 떠올랐다. 내년엔 코로나 걱정 없이 축구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년처럼 팬과 함께 뛰고 싶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준비하겠다.” 윤빛가람의 얘기다. 
 
윤빛가람은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 아시아 최고 자리에 올랐다. 2년 차 시즌엔 어떤 경기력과 결과물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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