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해설 벅 "류현진, 모든 감독 소원 21아웃 잡았다"
벅 마르티네스 "모든 감독 소원 선발 21아웃"
"류현진이 오늘 그걸 해 냈다" 칭찬
첫 15타자 중 14타자 초구 스트라이크
효율성 + 신중함으로 7이닝 1실점 3승째
[스포츠경향]
류현진이 13일 애틀랜타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 AP연합뉴스
토론토 해설자 벅 마르티네스가 7회 도중 물었다.
“감독의 소원이 뭔지 알아요?”
잠시 기다린 뒤 “아웃 21개를 잡아내는 거예요. 선발 투수가”라고 답했다. 곧 이어 “오늘 류현진이 모든 감독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7회 2사 뒤 대타 아르리안자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3승째를 결정짓는 이날 21개째의 아웃카운트였다.
류현진이 13일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전에서 7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이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1실점으로 버티자 타선이 힘을 내 류현진의 승리를 만들었다.
에이스답게 ‘효율적 투구란 무엇인가’를 증명했다. 3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투구수 36개만 기록했다. 이닝 당 평균 12개로 경기 초반을 틀어막았다. 4회까지 15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4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적극적 승부 덕분이다. 명 포수이자 토론토 감독을 지낸 마르티네스가 ‘감독의 소원’이라고 말한 선발 아웃 21개를 잡아낼 수 있었던 것도 초구 스트라이크 덕분이었다. 류현진은 4월8일 텍사스전에 이어 2번째로 7이닝 투구를 했다. 토론토 선발 중에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0-0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자 4회부터는 류현진의 표정이 바뀌었다. 진지하게 공 하나하나를 골라가며 던졌다. 포수 대니 잰슨과의 사인 교환이 길어졌다. 토론토 캐스터 댄 슐먼은 “잰슨이 커터 안쪽, 바깥쪽, 속구 바깥쪽, 안쪽 등 구종과 코스를 하나하나 사인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신중하게 고른 구종을 정확한 코스에 던졌다.
류현진은 경기 뒤 “(투수전 때)좀 더 집중력이 생긴다. 아마 모든 투수들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2-1로 앞선 7회 마지막 타자 승부 때로 류현진은 신중했다. 2사 뒤 류현진이 갑자기 더그아웃을 향해 ‘나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엉덩이 통증 재발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대타 아드리안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약점 등을 파악한 류현진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유일한 실점은 5회 윌리엄 콘트라레스에게 맞은 홈런이었다. 체인지업 3개를 연속해서 던졌고 3구째가 살짝 몰렸다. 류현진은 당시 볼배합에 대해 “포수 잰슨과 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지명타자가 없는 내셔널리그 홈경기였다. 류현진도 모처럼 9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타격을 좋아한다. 타격 훈련 때 홈런 많이 친 것 같다”고 한 류현진은 두 타석 모두 삼진. 그래도 6회 2번째 삼진 때 큰 헛스윙으로 캐번 비지오의 2루 도루를 도왔고 마커스 시미언의 적시 2루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에이스가 투수전 흐름에서 버티자 타선이 터졌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7회 결승홈런에 이어 9회 결승 투런을 터뜨렸다. MLB.com은 “농익은 류현진이 잘 버틴 끝에 승리를 선물받았다”고 전했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처럼 던지면)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강조하는 경기 시간 단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타순을 3바퀴째 상대하면서도 편안하게 투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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