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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즐겨" 캡틴의 허슬플레이와 포효…미러클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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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라도 포스트시즌을 즐기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두산 베어스 주장 김재환(33)이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김재환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2타전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으로 활약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16-8로 승리하며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해 3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켰다.


김재환은 어느덧 고참이 됐다.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심 타선의 부담을 나누면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영광을 함께했던 형들이 하나둘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김재환도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최근 7년 가운데 올가을이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김재환은 후반기부터 오재원을 대신해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어왔다. 김재환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다시 똘똘 뭉쳐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도 냈다. 전반기 7위에 머물렀던 두산은 후반기 승률 1위(35승26패8무)를 달리며 4위로 가을 야구 티켓을 확보했다.


어느 해보다 힘든 포스트시즌이 예상됐다. 시즌 최종전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치르느라 투수, 야수 할 것 없이 모두 지쳐 있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큰 변수였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됐다.


김재환은 그래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즐기자"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투수들이나 야수들이나 어린 친구들도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진 않았지만, 짧게라도 포스트시즌을 즐기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또 형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잘하면 다 같이 잘하는 것이고, 못해도 다 같이 못하는 것이다. 후회 없이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라운드에서는 그동안 형들이 했던 것처럼 누구보다 크게 포효했다. 1차전에서 2-4로 뒤진 8회말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을 때 그랬다. 김재환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동료들과 펄쩍 뛰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고자 일부러 한 행동이었다.


▲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는 김재환 ⓒ 잠실, 곽혜미 기자두산은 비록 1차전을 4-7로 내줬지만, 2차전에서 곧바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0-0으로 앞선 1회말 2사 1루에서 김재환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물꼬를 텄다. 다음 타자 양석환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2-0으로 앞서 나갔다. 두산은 5-1로 앞선 4회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재환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득점에 기여했다.


9-4로 쫓기고 맞이한 6회말에는 허슬플레이로 6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다. 1사 후 김재환은 3루수 전병우가 포구 실책을 저지를 때 1루로 전력질주해 세이프됐다. 다음 타자 양석환이 우익수 오른쪽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을 때 김재환이 발로 한 점을 더 뽑았다. 허경민 타석에서 1루주자 양석환이 먼저 2루를 훔쳤고, 수비가 이뤄지는 사이 3루주자 김재환이 홈으로 쇄도했다. 김재환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이중도루 작전은 성공했고, 두산 타선은 5점을 더 뽑으면서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김재환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친 뒤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됐다. 이어진 1사 1, 2루 기회에서 강승호가 좌전 적시타를 쳐 조수행을 불러들여 16-4가 됐다.


두산은 오는 4일부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는 3판2선승제로 치러진다. 김재환이 깨운 두산의 미러클 정신은 준플레이오프 때도 빛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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