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포수 듀오 지성준-최재훈포수는 고단한 포지션이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해야하고 장비도 무겁다. 공격은 다른 야수와 동일하다. 체력부담이 크다. 부상 위험도 높다. 공격 못지 않게 수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포수의 공격 지표가 수비보다 훨씬 더 주목받고 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공격력으로 FA 대박에 날개를 달았다. SK 와이번스 이재원 역시 수비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지만 강력한 공격력이 이를 상쇄시켰다.

한화 이글스 포수 듀오 최재훈(30)과 지성준(25)의 2019년 역시 방망이가 관건이다. 타율 2할8푼이 성공 지표가 될 것이다. 기본적인 수비능력은 갖춘 선수들이다.

수년간 포수 포지션 공백으로 골머리를 싸맸던 한화는 2017년 5월 최재훈을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 해오며 변화 계기를 마련했다. 최재훈은 합류하자마자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후반기 부진하며 그해 타율 2할5푼7리 1홈런 16타점에 그쳤다. 지난해 새롭게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육성 선수로 입단한 지성준을 눈여겨 봤다. 어깨가 강하고 방망이 펀치력이 돋보였다.

한 감독은 지성준을 백업포수로 기용하며 정범모를 NC 다이노스로 과감히 트레이드 시켰다. 지성준은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의 전담포수로 활약하며 출전시간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갔다. 지난해 타석 소화는 최재훈이 60.3%, 지성준이 39.7%를 기록했다. 6대4 수치는 주전과 백업이라고 보기 힘들다. 양분에 가깝다.

지난해 최재훈은 전반기 극심한 타격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3할타를 치며 반등했다. 타율 2할6푼2리에 1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지성준은 타율 2할7푼5리에 7홈런 29타점.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강렬한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지성준은 후반기로 갈수록 포구와 송구 등 수비 측면이 안정됐다. 최재훈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며 표정이 밝아졌다. 포수 한명이 한시즌을 책임질 수는 없다. 144경기 체제는 더욱 그렇다. 한화로선 윈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한화는 지난해말 양의지 영입을 검토했다. 투수FA가 마땅치 않자 양의지로 눈길이 옮아갔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첫 번째, 양의지를 데려와도 우승에 도전할 전력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었다. 두 번째, 최재훈과 지성준의 성장 가능성. 참고 견뎌준 제자들이 그대로 묻힐 수 있다고 봤다. 한 감독은 "최재훈과 지성준을 믿어보기로 했다.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최재훈과 지성준이 타율 2할8푼을 상회하면 한화 타선은 컬러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 하위타선이 뜨거워지면 이용규-정근우가 버티는 상위타선으로 자연스럽게 찬스가 연결된다. 희망이 현실이 된다면 둘의 홈런과 타점 역시 올해보다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최재훈은 시행착오를 극복중이고, 지성준은 경험을 체득했다. 한화에는 청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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