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마저 쓰러진 홍명보호, 뉴페이스가 구했다

이 경기를 놓치면 정말 끝이라는 걸 직감했을까. 홍명보(55) 축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내내 거의 벤치에 앉아 있지 않았다. 분 대부분 사이드라인에 서서 전술 지시를 하느라 목소리를 높였다. 때로는 박수로, 때로는 질책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 간절함이 통했을까. 한국(FIFA랭킹 23위)은 10일(현지 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요르단(68위)에 2대0 완승을 거뒀다.

요르단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1무1패 악몽을 안겨준 팀.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고 후임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각종 불공정 논란이 불거져 한국 축구는 만신창이가 됐다. 이번 승리로 그 굴욕의 기억은 다소 반감됐다. 생전 처음 국회에 나가 거센 사퇴 요구까지 받은 홍 감독은 한숨을 돌렸다. 그는 “개인보다 팀에 중요한 경기였다”며 “시간이 짧았지만 준비한 것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과 잘 소통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양상은 뒤숭숭했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출격한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전반 23분 상대 거친 태클에 부상을 입고 나갔다. 손·황 없는 공격진은 차포 뗀 장기판인 셈. 하지만 전반 38분 왼쪽 풀백 이명재(31·울산)가 하프스페이스(중앙과 양 측면 사이 공간)로 들어와 오른쪽 측면으로 내준 공을 설영우(26·즈베즈다)가 받아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베테랑 이재성(32·마인츠)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재성의 A매치 91번째 경기 12호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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