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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는 첫 번째 제안? 결국에는 구단이 이긴다

보헤미안 1 489 0 0
두산 김재환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SK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8회 안타를 쳐내고있다. 2018.11.05.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스프링캠프가 임박하면서 멈춰있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일 박용택이 LG와 2년 최대 25억원에 계약했고 21일에는 박경수가 KT와 3년 최대 26억원에 사인했다. 9명이 미계약 신분이고 스프링캠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구단은 조급하지 않다.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원하는 계약조건도 전달한 만큼 선수가 자세를 낮추기를 기다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경쟁 구단이 전무하기 때문에 다른 구단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결과적으로 시간만 마냥 흘러갔다.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FA 대다수가 첫 협상테이블에서 불가능한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 중 한 명인 이재원의 계약규모에 버금가는 금액을 원한 FA도 있었다. 경쟁자가 없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한 구단은 고개만 흔들었고 그대로 협상이 종료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한 지방 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임을 강조한 FA의 첫 번째 제시액을 듣고 바로 협상 의지를 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단들은 너도나도 입을 맞춘 듯 ‘장기전’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구단과 선수가 아닌 구단과 에이전트가 협상테이블에 앉으면서 장기전을 부추겼다는 의견도 있다. 고형욱 전 키움 단장은 “예전에는 선수와 마주하다보니 입장차가 커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제는 에이전트와 만나서 계약조건만 나누면 바로 협상이 끝난다”며 이보근 김민성과 협상이 길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 복수의 구단이 경쟁해야 고객이 원하는대로 몸값을 올릴 수 있는데 협상 창구는 하나 뿐이다. 이번 FA 중 양의지만 NC와 두산이 영입 경쟁을 벌였을뿐 FA 14명은 사실상 같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외부 FA 영입을 원하는 구단도 보상선수를 지키기 위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만 고려한다. 에이전트가 두 구단 사이에서 뾰족한 묘수를 펼치지 않는 한 고객이 원하는 계약을 끌어낼 수 없다.

3~4년 전에는 FA 절반 이상이 원하는 대로 계약을 맺었다. 첫 번째 협상 테이블부터 당차게 고액을 제시하면 구단은 마냥 끌려갔다. 비공인 에이전트가 마음껏 구단을 흔드는 경우도 많았다. 원소속구단이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었지만 아무도 템퍼링 규정을 지키지 않으며 구단보다는 FA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제는 아니다. 적자규모를 줄이고 산업화를 이루는게 KBO리그 중요과제가 됐다. 구단도 특급 선수를 영입하는 게 아니라면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게 해답임을 확신한다. 지난해 호기롭게 계약조건을 내밀었던 FA들은 고개를 숙인 채 계약규모를 줄이고 있다. 구단은 의도한 대로, 혹은 처음 생각했던 금액보다 소폭 증가한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 FA제도 개선 없이는 어차피 구단이 승리하는 무의미한 협상이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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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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