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수들 "감독 비난 억울" 강변, 한화 한용덕 감독 "오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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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 "감독 비난 억울" 강변, 한화 한용덕 감독 "오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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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정우람이 9회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기자회견이라도 해야겠어요.”

KIA 선수들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 선수이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근거없는 비방이나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호소였다.

2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시작한 KIA 선수들은 전날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밝고 경쾌해 보였다. 그러나 주축 베테랑들은 “왜 우리 감독님만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선수들끼리 서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어제는 한화 벤치가 조금 심했다”고 말했다. 7-13으로 뒤지고 있던 9회말 2사 후 상대 마무리 정우람이 마운드에 오른 상황을 의미한다. 모 선수는 “마무리 투수의 컨디션을 점검할 계획이었다면 9회말 시작할 때 등판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우람이 등판했을 때 우리 베테랑들이 더 화가 났다. 문경찬이 대타로 들어서기 위해 불펜에서 달려올 때 선수들 모두 박수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당시 장면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비슷한 얘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10여년 전 넥센 김시진 감독이 SK전에 유독 승부욕을 드러냈다. 당시 ‘왕조’를 구축한 SK가 점수 차와 상관없이 잦은 투수교체를 단행한데다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정대현 등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키는 데 큰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 모 지도자는 “SK는 이기고 있을 때일수록 상대가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철저히 눌러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승패가 명백히 갈린 상황에서 사실상 수건을 던졌는데 마무리 투수를 올리는 일은 야구인간 존중을 찾아보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래서 넥센(현 키움)은 하위권에 머물 때에도 SK전에서는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는 각오로 임했다.

당시 SK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현 소프트뱅크 코치 고문)은 “팀 마다 입장이 있고 선수단 운영 방식이 있다. 밖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이런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는 야구인도 꽤 있었다. 몇몇 감독은 ‘주먹감자’를 날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고, 크게 앞서고 있을 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기고 마무리 투수를 투입하는 복수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날 KIA 선수들의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한 주축 선수는 “팬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우리가 영광을 누린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생각과 의식도 중요하다. 팬을 위해서 이런 행동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이들은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에서의 인생과 철학이 있다. 어제(26일) 대타 상황은 팬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닌 상대 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 한용덕 감독은 27일 KIA전을 앞두고 “김기태 감독의 심정도 이해한다. 팀마다 사정이 있고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팀을 생각해야 하고 상대 감독은 상대팀 선수들을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우람이가 개막 2연전부터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고, 젊은 선발투수가 광주 3연전에 나서기 때문에 또 등판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우람이도 한 타자 정도만 상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팀 내 최고 마무리 투수의 컨디션을 좋은 상태로 유지시켜줄 의무가 있어 선택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의도는 없었다. 같은 야구인들끼리 상대를 자극할 이유가 있겠는가. 김 감독이나 KIA 선수들 모두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함께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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