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투어 PBA 개막. 흥행&완성도 두 마리 토끼 잡아야만 한다
◇프로당구(PBA) 김영수 초대 총재가 지난 5월7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PBA 출범식 및 총재 취임식에서 PBA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PBA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경우 '둘 중 하나'만 제대로 잡도록 집중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시켜야만 할 때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 출범한 프로당구(PBA) 투어가 이에 해당한다. 출범 과정에서의 잡음도 컸고, 그에 못지 않은 지지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일부터 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PBA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에 쏠린 관심도가 크다. 이 대회의 성패가 곧 PBA 첫 시즌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흥행과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하는 이유다.
'당구의 프로화'는 그간 당구인들의 오랜 열망이었다. 특히 '1000만 동호인'을 자랑하는 국내 당구의 인기가 늘어나고, 더불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기량이 빛을 발하며 '프로화'에 대한 선수들과 동호인들의 열망은 더욱 커졌다. 지금까지 여러 시도들이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PBA는 그런 오랜 진통속에 탄생한 단체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인 브라보앤뉴가 중심이 돼 프로화를 끝내 성사시켰다. 초대 수장으로 문화체육부 장관, KBL 총재를 역임한 김영수 총재를 영입해 대표성을 강화하고 지난 5월 7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화려한 출범식으로 국내 '제6의 프로스포츠'로 출범했다.
이어 PBA는 첫 투어 대회로 '파나소닉 오픈(총상금 2억5000만원·우승상금 1억원)'의 개최를 발표했다. 강동궁과 프레드릭 쿠드롱 등 국내외 3쿠션 강자들을 포함해 트라이아웃을 거친 1부 투어 등록선수 120명이 총출동한다. 더불어 '포켓볼 여제' 김가영도 뒤늦게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를 발표했다. 여자부 LPBA에도 60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출범식 이후 PBA의 행보는 매우 경쾌하다. 흥미를 끌 요소가 많은 새로운 대회 방식(뉴 뱅킹 시스템, 2점제)을 도입하고 유명 가전기업을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유치해 첫 투어 대회를 출범식 이후 한 달만에 개최한다. 더불어 케이블채널 뿐만 아니라 공중파 MBC 생중계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쾌속 행보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남아있다. 프로화 추진 과정에서 세계캐롬연맹(UMB) 및 대한당구협회(KBF)와 빚은 갈등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갈등 구조의 핵심은 선수의 신분에 대한 견해 차이다. UMB와 KBF는 '아마추어리즘'을 정체성으로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PBA와는 상충점이 있다. 이로 인해 PBA투어에 참가하는 선수의 경우 UMB와 KBF의 주관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 이에 대해 PBA 측은 '선수 인권'을 내세워 이러한 규제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합의점을 찾으려면야 못 찾을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합의를 위해서는 PBA가 지속가능한 프로단체로서의 위상을 먼저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로 첫 프로투어인 '파나소닉 오픈'에 걸린 기대감이 크다. 참가 선수들 역시 '프로' 타이틀을 건 만큼 향후 자신들의 생계 문제를 PBA가 해결해줄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과연 '파나소닉 오픈'이 흥행과 완성도를 모두 성취해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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