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꾸벅 인사' 어느새 한국인 다 된 산체스
산체스. /사진=박수진 기자
심판에게 두 번이나 인사하는 진귀한 모습을 보여준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30)가 그 이유를 직접 밝혔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다소 불필요한 동작이 있다는 지적이 있자 수긍을 했고, 곧바로 사과했다고 이야기했다.
산체스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최고 구속 158km를 찍으며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다.
산체스는 호투도 호투였지만, 흥미로운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자 두 손을 들어 납득할 수 없다는 동작을 했다. 이에 김성철 구심은 SK에 통역을 불러 산체스에게 주의를 줬다. 이에 산체스는 곧바로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인사를 했다.
경기가 속개됐고, 산체스는 오윤석과 안중열을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마운드에서 내려가던 산체스는 다시 한번 김성철 구심을 향해 모자를 벗어 꾸벅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철 구심은 산체스의 인사를 받으며 해프닝이 일단락됐다.
경기 종료 후 산체스로부터 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산체스는 "심판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불필요한 동작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래서 실수였다고 바로 인정했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104구까지 던지며 이번 시즌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5회를 끝난 시점 산체스는 94구를 던졌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가 한 이닝을 더 소화했다. 산체스는 이에 대해 "팀이 원한다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갈 준비가 됐었다. 교체 사인이 나오지 않았기에 마운드에 올라갔다. 앞으로도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면 희생하는 마음으로 올라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염경엽 SK 감독 역시 "선발 산체스가 오늘 투구 수가 다소 많았으나, 좋은 구위로 6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줬다"고 산체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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