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손흥민-토트넘에 필요한 건 '창의적인 에릭센'

[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신인섭 통신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토트넘의 장점을 더 살리는 선수는 역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토트넘은 2일 오전 0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아스널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손흥민이 2골에 모두 관여했다. 하지만 후반 아스널이 힘을 냈고 2골을 만회했다.

토트넘이 개막전 아스톤빌라와 경기에서 고전하고,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0-1로 졌을 때 공통점은 에릭센이 선발에서 빠졌다는 사실이다. 두 경기에서 에릭센은 후반 교체로 출전해 각각 26분, 28분을 뛰었다. 경기 판도를 바꾸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시간이 부족한 경우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부상이 아니라면 선발로 뛰어야 할 에릭센을 배제한 이유는 그가 2019-20시즌 여름 이적시장 중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릭센이 팀에 불어 넣어주는 창의성과 손흥민과 궁합이 '찰떡'이라는 사실은 포체티노 감독의 고민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전반전 토트넘은 역습 체제였다. 선제골은 해리 케인의 머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내달리고, 에릭 라멜라에게 좋은 침투 패스로 이어진 것이 에릭센의 리바운드 슈팅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추가 골은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경기 내내 아스널을 위협한 건 에릭센의 발끝에서 시작된 역습 기점 패스다. 전반 13분 손흥민에게 준 에릭센의 역습 패스, 전반 33분에도 손흥민을 향한 에릭센의 침투 패스가 위협적인 토트넘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에릭센은 해리 윙크스와 무사 시소코와 나란히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손흥민은 일반적인 수비 상황에선 케인과 나란히 투톱을 형성했고, 에릭센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된 4-4-2였다.

토트넘은 볼을 뺏으면 일단 측면에 에릭센에게 보냈다. 압박이 강한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볼을 잡은 에릭센이 비교적 쉽게 상대 진영으로 역습 침투 패스를 보냈다.

보통 이 경우 스피드가 빠른 손흥민에게 대부분의 역습 패스가 이어졌다. 전반전 토트넘이 라인을 내리고도 더 효율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건 에릭센의 패스 능력 때문이었다. 에릭센은 이 뿐만 아니라 먼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쏘아대며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슈팅(4회)을 기록했다. 볼 소유 여깃 5.5%, 키패스 2회 역시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많았다.

토트넘은 앞서 고전했을 때 토트넘을 상대로 내린 팀들을 대상으로 창의적인 패스를 시도해줄 선수가 없었다. 케인은 전방에서 고립되고, 손흥민은 장점을 뽐낼 공간이 없었다.

반대로 토트넘이 내려서 경기한 2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는 에릭센이 선발로 풀타임 뛰면서 역습 기점 패스가 위협적인 공격 루트가 됐다. 초반 4경기 만으로 에릭센의 진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