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결혼식인데..신부 김단비 "나 없이 하게 생겼어요"
“앞으로 고생할 ‘예비남편’이에요.”
1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만난 여자 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포워드 김단비(30)가 듬직한 남성을 소개했다. 김단비는 올스타 팬 투표 4년 연속 1위에 오른 여자농구 스타다. 김단비는 4일 소셜미디어에 ‘아쉽게도 저를 놓친 많은 남성분들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고생은 예비남편만 하는 거로’라고 글을 올렸다. 그를 사로잡은 남자는 수구 국가대표 출신 유병진(32). 키 1m89㎝의 건장한 그는 전남수영연맹 소속 수구 선수다.
두 사람은 2014년 7월 태릉선수촌 식당에서 처음 만났다. 유병진은 “처음에는 농구선수인 줄 몰랐다. 마침 (수구) 대표팀 형과 단비가 친했다. 선배를 통해 ‘커피 한잔하자’고 했다”고 소개했다.
김단비는 “유럽 수구 선수 ‘짤(인터넷상 사진)’이 유행한 적이 있다. 키 크고 복근 있는 그런. 솔직히 오빠(유병진)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유병진은 연애 초부터 자주 “너랑 결혼할 거야”라고 했다. 김단비는 “그 말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두 달 만에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상대 종목을 잘 몰랐다. 김단비는 “물을 무서워한다. 수구를 보러 갔는데 몸싸움이 격렬했다. 수영모에 넘버가 적혀 있는데, 다들 덩치가 오빠만 해서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수구는 ‘물 위의 럭비’라 불릴 만큼 격렬한 종목이다.
유병진은 “나는 물 밖에서 하는 운동은 잘 모른다. 농구도 수구처럼 피리어드(농구는 쿼터제)로 부르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사귄 첫해에는 단비 경기를 관중석 꼭대기에서 보다가, 매년 한 칸씩 내려왔다. 연애 초기에 단비네 팀이 10경기 중 8경기를 이겼다. 그땐 재밌었는데, 지금은 걱정이 앞선다. 경기하다가 부딪혀 이마에 멍이 들었다”며 김단비 이마를 쓰다듬었다.
덩치 큰 운동선수 커플답게 데이트를 하면 많이 먹는다. 두 사람은 한 자리에서 곱창 10인분을 다 먹고, 밥 3인분을 더 볶아 먹은 적도 있다고 했다. 유병진이 “단비 만나고 10㎏ 이상 늘었다”고 하자, 김단비는 “결혼하면 식비가 많이 들 것 같다”고 엄살을 부렸다.
김단비는 4년 연속 여자농구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은근히 자부심이 있다. 유병진이 장난을 걸어오면 “나 4년 연속 올스타 1위한 여자”라고 받아친다. 유병진은 김단비를 ‘주님’이라고 부른다. 이유를 물었다. 유병진이 “공주님에서 공을 뺐다”고 대답하는 순간, 김단비가 “동료들이 놀린다”며 빨개진 얼굴로 눈치를 줬다. 유병진은 “결혼하면 팬 투표 1위는커녕 아예 안 뽑힐 수도 있는데”라면서도 좋기만 한 표정이다.
여자농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일부터 2주간 리그를 중단했다. 총선일(4월15일) 전에 시즌을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결혼식은 선거일 사흘 후(4월18일)다.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예비 신랑·신부는 애간장이 탄다. 김단비는 “올림픽에 나갈 경우를 염두에 두고 날짜를 잡아 바꿀 수도 없다. 요즘 청첩장을 돌리면서 ‘참석 부담 갖지 마시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웨딩촬영은 시즌 전 끝냈다. 결혼 후에도 두 사람 다 숙소생활을 해 신혼집을 구하지 않았다.
사실 김단비는 결혼보다 농구에 더 집중한다. 소속팀 신한은행은 4위다. 플레이오프행 마지노선인 3위 하나은행과 반 경기 차다. 김단비는 “(리그 일정이 연기되면)신부 없이 (결혼식) 할 수도 있다.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있다. 끝까지 할 거다”라고 했다. 김단비는 팔뚝엔 ‘힘내자 대한민국’이라고 일회용 문신을 새겼다. 그는 “코로나를 이겨내자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유병진은 올림픽 무대에 서보지 못했다. 이에 김단비는 “오빠는 아시안게임에 세 차례(2010, 14, 18년) 출전했다. 수구는 힘든 상황에서도 세 번이나 4위를 했다”고 예비남편을 감쌌다. 모처럼 탄생한 선수촌 커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봄날의 꽃향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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