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7월 강행 기조 변화 열어둔 듯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사진)이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해 “다른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했다. 7월 올림픽 강행 기조에서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20일 바흐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을 가을이나 2021년, 2022년으로 미루는 안에 대해서 논의된 바가 있나”라고 질문했고, 바흐 위원장이 이에 대해 “물론 우리는 다른 시나리오들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바흐 위원장이 언급한 ‘다른 시나리오’가 유력한 상황은 아니다. 바흐 위원장은 “다른 종목, 리그들과 상황이 다르다. 일단 다른 프로 리그들은 5월까지로 일정을 늦춰 놓은 것이다. 올림픽까지는 아직 넉 달 넘게 남았다. 그 부분이 우리에겐 긍정적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유럽축구연맹이 유로2020 대회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바흐 위원장은 “유로2020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6월 열린다. 그 대회가 연기된 덕분에 유럽 축구 리그들이 중단 뒤 재개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위협에 대비한 취소가 아니라 각국의 프로 리그 운영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일본 도착한 성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노무라 다다히로(오른쪽)와 요시다 사오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0일 일본 공군 자위대 마쓰시마 부대에서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조직위원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화대에 불을 붙이고 있다.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이날 일본에 도착했다. 히가시마쓰시마 |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화상회의에서 언급한 ‘완벽한 게임’에 대해서도 바흐 위원장은 “일본 정부에 물어본 결과 G7 회의에서 대회 연기를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며 “대회 개최 여부 결정 시점을 지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의 ‘완벽한 게임’ 언급은 무관중 경기, 참가국 축소 등 어중간한 대회가 열리느니 대회를 미뤄서 제대로 된 대회를 치르는 게 낫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IOC는 아직까지 2020 도쿄 올림픽 강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선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영국 올림픽위원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올림픽 불참 가능성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의 조반니 페트루치 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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