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있는' 주민규, "내 선택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
이젠 국내를 넘어 세계가 아는 이 한 줄의 대사. 2020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송강호가 아들을 향해 내뱉은 말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아들을 보며 감탄한 송강호처럼 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에 합류한 주민규도 모든 이의 탄성을 자아낼 수 있을까.
지난달 주민규의 제주행이 발표됐다. 많은 사람은 그의 선택에 의문부호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전 소속팀은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였다. 반면 제주는 강등이란 아픔을 겪었다.
또 2017년 1부리그에서 17골을 터뜨리는 등 매서운 발끝 감각도 여전했다. K리그1 팀의 러브콜에도 그가 제주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민규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라며 장고를 거듭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가 고민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던 계기는 남기일 감독과 구단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는 “제주가 계속 2부리그에 있을 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믿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광주와 성남에서 보여준 감독님의 스타일에 감명받았다. 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며 경험해보고 싶었다”라며 제주행의 배경을 밝혔다.
물론 부담도 있다. 주민규는 프로 데뷔 후 고양 HiFC와 서울 이랜드에서 2부리그를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치열함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프로 생활을 2부리그에서 시작했다. 이후 K리그1 무대를 밟게 됐다. 다시 2부리그에서 뛰게 돼 부담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감도 넘쳤다. 그는 2부리그에서 23골을 몰아쳤던 2015년을 떠올렸다. “제주에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으므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2015년보다 1~2골 더 넣고 싶다. 24~25골 정도면 득점왕도 따라오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는 승격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제주는 최전방에 외국인 공격수가 없다. 주민규와 베테랑 정조국이 짊어져야 할 무게감이다. 그는 “그만큼 팀이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정) 조국 형은 대신고 선배다. 워낙 걸출한 공격수기 때문에 많이 보고 배운다. 경쟁이라기보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해 기대에 보답하겠다”라며 화끈한 공격력을 약속했다.
끝으로 주민규는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앞서 말했듯 제주의 승격이 가장 큰 목표다. 이후 K리그1 우승도 이루고 싶고 아시아 정상에도 서고 싶다. 이런 큰 그림을 가지고 제주에 왔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라며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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