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된 KIA 에이스의 고백…양현종 “내기의 충격 크지만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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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4 00:16
[스포츠경향]
KIA 양현종의 락커에 후배 투수 이민우, 임기영과 올시즌 성적을 놓고 작성한 내기 계약서가 붙어있다.
KIA 선발 이민우(27)는 얼마 전 내기 사실을 털어놓았다. 또다른 선발 임기영(27)과 한 조가 돼 선배인 에이스 양현종(32·이상 KIA)과 개막 당시 내기를 걸었다.
올시즌 둘이 합쳐 양현종보다 많은 승리를 거두면 이긴다. 지는 편이 내년 스프링캠프 출국 시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 단 양현종은 150이닝, 이민우와 임기영은 각 100이닝을 채워야 내기가 성립된다. 셋은 아예 자필 계약서를 쓰고 사인에 지장까지 찍어 각자의 락커에 붙여놨다. 매일 눈앞에 계약서가 보이니 등판 전에도 내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민우와 임기영은 “정말 이기고 싶다”며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덕분인지 이민우는 3승, 임기영은 4승을 벌써 거뒀다.
내기를 제안한 주인공 양현종은 요즘 계약을 철회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이미 뒤지기 시작했다. 후배들을 쉽게 본 스스로를 반성하며 ‘5선발’을 자청하고 있다.
양현종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제 중요한 경기에는 내가 못 나갈 수도 있고 그게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다 진짜 5선발 되려나 싶을 때도 있다”고 웃으며 “그런데 너무 좋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우리 팀의 미래다. 나 역시 뒤처지지 않고 더 잘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양현종 역시 결코 부진하지 않다. 지난 21일 삼성전에서 대량 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9경기에서 5승(3패)를 거뒀다. 팀내 최다승으로 다승 공동 4위 그룹에 올라있다. 그러나 올시즌 선발로테이션에 처음 고정된 이민우와 3년 만에 선발로 다시 돌아온 임기영,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 모두 호투하고 있다. 하던대로 에이스의 몫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 없던 다른 선발들의 활약이 뛰어나다보니 오히려 양현종이 처져보이는 ‘착시효과’다.
KIA의 선발 5명이 모두 고정돼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고루 좋은 성적을 거둔 시즌은 거의 없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09년에도 로페즈, 구톰슨, 양현종이 중심이었고 2017년에는 양현종, 헥터, 팻딘, 임기영이 있었지만 고정 5선발은 찾지 못했다. 양현종이 1선발로 불리기 시작한 이후로는 함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국내 선발 한 명조차 찾기 힘들었다. 늘 부담을 떠안고 외로운 에이스로 불렸기에 양현종은 올시즌의 이 당황스러운 ‘5선발 추락 사건’을 오히려 흔쾌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양현종은 “너무 좋다. 이렇게 선발들이 다같이 잘 하고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마우면서 나 자신도 많이 놀라고 있다”며 “특히 브룩스와 가뇽에게 참 고맙다.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같이 하자 하고, 국내 선수들과 하나가 되려고 많이 노력해준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실 양현종은 선발 투수들뿐 아니라 필승계투조인 문경찬, 전상현, 박준표, 고영창, 이준영과도 내기를 했다. 세이브, 홀드 등에 1포인트씩 매겨 마무리인 문경찬과 셋업맨 전상현은 25포인트, 중간계투인 박준표와 고영창. 이준영은 15~20포인트를 목표로 잡았다. 당초 다섯 투수끼리 한 내기에 양현종이 가세했다. 5명 모두 목표 포인트를 달성하면 양현종이 상금을 전액 내기로 했다. 올시즌 KIA 불펜은 최강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내기에서도 양현종의 지갑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에이스이면서 주장까지 맡은 양현종은 후배 투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목표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보이지 않게 큰 에너지를 쏟고 있다.
스스로 5선발이라 부르니 5선발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양현종은 “5선발이라는 말은 내가 먼저 하지 않았다. 기영이와 민우가 ‘통산 130승 넘게 한 투수가 우리 팀 5선발’이라고 먼저 놀렸다. 인정할 건 해야 되기에 받아들였다”며 “5선발 대우를 받고 있다. 5선발은 다른 선발 투수들 얘기에 항상 귀기울여야 하고 전날 잘 던진 얘기를 할 때는 호응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무척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래도 내기는 내기다. 또 하나의 승부이기에 양현종도 이기기 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기를 제안한 에이스로서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양현종은 “시즌 들어가기 전에는 이 내기, 솔직히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와…중간에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하고 있다”고 웃으며 “이 내기를 하게 된 이유는 하나다. 애들이 이긴다면 결국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대1의 싸움, 아주 힘들다. 하지만 나도 이기도록 끝까지 노력해보겠다. 후배들과 같이 끝까지 잘 던져 꼭 가을야구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KIA 양현종의 락커에 후배 투수 이민우, 임기영과 올시즌 성적을 놓고 작성한 내기 계약서가 붙어있다.
KIA 선발 이민우(27)는 얼마 전 내기 사실을 털어놓았다. 또다른 선발 임기영(27)과 한 조가 돼 선배인 에이스 양현종(32·이상 KIA)과 개막 당시 내기를 걸었다.
올시즌 둘이 합쳐 양현종보다 많은 승리를 거두면 이긴다. 지는 편이 내년 스프링캠프 출국 시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 단 양현종은 150이닝, 이민우와 임기영은 각 100이닝을 채워야 내기가 성립된다. 셋은 아예 자필 계약서를 쓰고 사인에 지장까지 찍어 각자의 락커에 붙여놨다. 매일 눈앞에 계약서가 보이니 등판 전에도 내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민우와 임기영은 “정말 이기고 싶다”며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덕분인지 이민우는 3승, 임기영은 4승을 벌써 거뒀다.
내기를 제안한 주인공 양현종은 요즘 계약을 철회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이미 뒤지기 시작했다. 후배들을 쉽게 본 스스로를 반성하며 ‘5선발’을 자청하고 있다.
양현종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제 중요한 경기에는 내가 못 나갈 수도 있고 그게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다 진짜 5선발 되려나 싶을 때도 있다”고 웃으며 “그런데 너무 좋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우리 팀의 미래다. 나 역시 뒤처지지 않고 더 잘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양현종 역시 결코 부진하지 않다. 지난 21일 삼성전에서 대량 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9경기에서 5승(3패)를 거뒀다. 팀내 최다승으로 다승 공동 4위 그룹에 올라있다. 그러나 올시즌 선발로테이션에 처음 고정된 이민우와 3년 만에 선발로 다시 돌아온 임기영,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 모두 호투하고 있다. 하던대로 에이스의 몫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 없던 다른 선발들의 활약이 뛰어나다보니 오히려 양현종이 처져보이는 ‘착시효과’다.
KIA의 선발 5명이 모두 고정돼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고루 좋은 성적을 거둔 시즌은 거의 없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09년에도 로페즈, 구톰슨, 양현종이 중심이었고 2017년에는 양현종, 헥터, 팻딘, 임기영이 있었지만 고정 5선발은 찾지 못했다. 양현종이 1선발로 불리기 시작한 이후로는 함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국내 선발 한 명조차 찾기 힘들었다. 늘 부담을 떠안고 외로운 에이스로 불렸기에 양현종은 올시즌의 이 당황스러운 ‘5선발 추락 사건’을 오히려 흔쾌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양현종은 “너무 좋다. 이렇게 선발들이 다같이 잘 하고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마우면서 나 자신도 많이 놀라고 있다”며 “특히 브룩스와 가뇽에게 참 고맙다.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같이 하자 하고, 국내 선수들과 하나가 되려고 많이 노력해준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실 양현종은 선발 투수들뿐 아니라 필승계투조인 문경찬, 전상현, 박준표, 고영창, 이준영과도 내기를 했다. 세이브, 홀드 등에 1포인트씩 매겨 마무리인 문경찬과 셋업맨 전상현은 25포인트, 중간계투인 박준표와 고영창. 이준영은 15~20포인트를 목표로 잡았다. 당초 다섯 투수끼리 한 내기에 양현종이 가세했다. 5명 모두 목표 포인트를 달성하면 양현종이 상금을 전액 내기로 했다. 올시즌 KIA 불펜은 최강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내기에서도 양현종의 지갑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에이스이면서 주장까지 맡은 양현종은 후배 투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목표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보이지 않게 큰 에너지를 쏟고 있다.
스스로 5선발이라 부르니 5선발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양현종은 “5선발이라는 말은 내가 먼저 하지 않았다. 기영이와 민우가 ‘통산 130승 넘게 한 투수가 우리 팀 5선발’이라고 먼저 놀렸다. 인정할 건 해야 되기에 받아들였다”며 “5선발 대우를 받고 있다. 5선발은 다른 선발 투수들 얘기에 항상 귀기울여야 하고 전날 잘 던진 얘기를 할 때는 호응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무척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래도 내기는 내기다. 또 하나의 승부이기에 양현종도 이기기 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기를 제안한 에이스로서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양현종은 “시즌 들어가기 전에는 이 내기, 솔직히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와…중간에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하고 있다”고 웃으며 “이 내기를 하게 된 이유는 하나다. 애들이 이긴다면 결국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대1의 싸움, 아주 힘들다. 하지만 나도 이기도록 끝까지 노력해보겠다. 후배들과 같이 끝까지 잘 던져 꼭 가을야구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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