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순위 싸움…찬물 끼얹은 페르난데스의 수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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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7 03:34
▲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의 수비 하나가 살얼음판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간 시즌 8차전에서 1-4로 졌다. 2회 1루수로 나선 페르난데스의 실책을 기점으로 대거 3점을 내준 게 패인이 됐다.
kt에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두산은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LG가 5연승을 달리면서 3위로 올라섰고, 2위 키움은 더 치고 나가 선두 NC 다이노스와 0.5경기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상위권의 살얼음판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산은 홀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1루수 오재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로 나서기 어려워 내린 결정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동안 오재일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1루 수비를 곧잘 하는 페르난데스를 기용해왔다.
두산은 1회초 로하스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0-1로 끌려갔다.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1점차는 언제든 쫓아갈 수 있는 점수였다.
그런데 2회초 페르난데스의 수비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는 결과를 낳았다. 선두타자 장성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강민국이 희생번트를 시도한 상황. 여유 있게 타구를 잡은 페르난데스는 곧장 1루 베이스를 밟았으면 됐는데, 2루를 한번 확인하는 여유를 보인 뒤 1루로 향했다. 페르난데스는 뒤늦게 1루 베이스를 밟으려 했으나 발이 닿지 않았고 그사이 강민국이 먼저 1루 베이스에 도달했다.
페르난데스의 실책 후 kt는 흐름을 탔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박승욱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조용호의 중전 적시타와 황재균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 로하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0-4까지 벌어졌다.
페르난데스는 3회말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팀의 영패는 막았지만, 경기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나머지 두산 타자들도 페르난데스의 실책을 만회할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kt가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는 동안 두산은 3안타를 뺏는 데 그쳤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에게 4사구 7개를 얻긴 했으나 기회마다 병살타를 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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