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레프리(Referee)를 심판(審判)이라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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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레프리(Referee)를 심판(審判)이라 말하는 이유


배구 네트 양쪽 끝으로 두 사람이 서 있다. 한 사람은 심판대 위에 서서 네트 위에서 이루어지는 경기 상황을, 다른 한 사람은 네트 아래에서 벌어지는 플레이를 각각 관찰, 규칙 위반을 찾아내 벌칙을 적용한다. ‘코트의 포청천(包靑天)’이라고 불리는 심판들이다. 포청천은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로 부당한 세금을 없앴으며, 판관이 되어 부패한 정치가들을 엄정하게 처벌해 청백리로 칭송받았던 사람이었다. ‘코트의 포청천’은 코트에서 경기 흐름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규칙에 따라 경기를 판정하는 심판을 중국 위인 포청천의 이름을 빗대 붙여진 말이다.

배구에서 심판(審判)은 영어 레프리(Referee)를 일본식 한자어로 번역한 명칭이다. 살필 '심(審)과 판단할 '판(判)'이 합쳐진 심판은 운동경기에서 심판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니 심판이라는 단어는 1880년 고종이후에 13번 등장한다. 이는 심판이라는 말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본 코너 154회 ‘왜 ‘Umpire’을 ‘심판(審判)’이라 말할까‘ 참조)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레프리는 1600년대초부터 처음 사용한 기록이 있다. ‘알아보다’는 동사 ‘Refer’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e’가 붙여진 말이다. 동사 ‘Refer’은 다시를 뜻하는 접두사 ‘Re’와 옮기다는 의미인 ‘Fer’를 붙여서 다시 옮기거나 참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레프리는 어원에서 유래하듯 다시 살펴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영어에서 심판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는 레프리, 엄파이어 말고도 저지(Judge), 테크니컬 오피셜(Technical Official) 등을 쓴다. 레프리는 대체로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심판’, 엄파이어는 ‘경기장 밖에 있는 심판’일 때 주로 사용하지만 정해진 원칙은 있지 않다.대체로 레프리는 결정자의 역할을 강조되는 것에 반해 엄파이어는 중재자의 역할이 두드러진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예를들면 심판에 대한 영어 호칭은 배구를 비롯, 농구, 권투, 레슬링, 축구, 럭비, 하키 등은 레프리라고 말하며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등은 엄파이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두 단어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22항에 따르면 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선 제1 레프리(주심), 제2 레프리(부심) 2명을 두도록 했다. 또 아웃, 인 판정을 내리는 2명 또는 4명의 선심(Line Judges)을 운영토록 했다. 주심의 권한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경기를 관장한다. 주심은 심판진 및 팀 멤버 모두 통제한다. 경기 동안 주심의 결정은 최종적이다. 주심은 만약 다른 심판진이 오판을 범했다고 여겨진다면 그 결정을 뒤엎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또한 주심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심판진을 교체할 수도 있다.주심은 또한 볼 줍는 이, 바닥닦이 일을 통제하며 규칙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포함하여 경기에 관계된 어떤 문제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주심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팀 주장의 요구에 따라 주심은 결정의 근거가 된 규칙의 적용 및 해석에 대한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만약 팀 주장이 주심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고 즉시 그 결정에 반대하여 항의한다면 그 경기의 결과에 대한 항의를 기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주심은 팀 주장의 이러한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

주심은 권한과 함께 여러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경기 전 경기장, 및 볼과 다른 장비의 상태를 점검하고 팀 주장을 참여시켜 토스를 실시한다. 팀 공식 연습을 통제한다. 경기 동안에는 팀에 대한 경고를 주고 불법행위 및 지연에 대한 제재를 준다. 경기장의 장비와 조건이 경기 요구사항과 일치하는지에 대해 경기 전과 경기 동안 결정할 책임도 있다. 경기가 끝나면 기록지를 확인하고 서명을 해야 한다. 부심은 주심과 마주한 반대쪽 지주 근처 경기 코트 밖에 서서 역할을 수행한다. 부심은 주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만 자신의 결정권도 있다. 주심이 자신의 역할을 계속 진행할 수 없게 되면 부심은 주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한국배구에서 가장 처음으로 국제배구연맹 심판 자격증을 획득한 이는 조영호 한국배구연맹 총재특보이다. 조영호 특보는 1980년대부터 국제심판으로 활약, FIVB 최우수 심판상을 수상했으며 4회 연속 올림픽 심판 등을 역임했다. 그의 뒤를 이어 안종택-김건태 심판이 FIVB 심판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 효성에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강주희가 여성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FIVB심판으로 임명됐다. 강 심판은 FIVB가 주최하는 국제여자배구대회 결승 라운드에 주심으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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